백화점 맞춤형 패션 '인기몰이'


최근 슬림한 패션을 추구하는 젊은층 덕택에 몸에 꼭 맞는 맞춤형 패션 제품이 백화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기존의 95, 100 사이즈의 틈새를 공략한 97, 103 등 중간 사이즈가 주요 패션 매장에 등장하고 맞춤식 정장 수요도 점차 늘고 있는 것. 롯데백화점은 매장에 입점한 엠비오, 본, 티아이포맨 등 정장 브랜드를 중심으로 올해 봄 시즌부터 중간 사이즈 제품을 본격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들 제품은 체형을 최대한 드러낼 수 있도록 기존 사이즈 제품에서 가슴과 허리선을 1.5~4cm까지 줄인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가을·겨울 시즌부터 슬림라인 제품 생산을 협력회사에 제안해 공동 상품 기획에 나선 이 백화점은 올해 봄·여름 제품의 경우 현재 브랜드별로 97과 103 사이즈 라인을 전체 물량 중 최고 50%까지 구성해 좋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실제 올해 2월부터 지난 22일까지 정장 브랜드 지오지아의 97사이즈 상품은 사이즈별 평균 판매율인 60%를 뛰어넘는 75% 수준의 판매율을 거뒀다. 다른 브랜드인 ‘본’ 올 봄·여름 시즌 물량 중 타이트 핏(TIGHT FIT : 93, 97 사이즈) 제품이 전체 물량 중 80% 이상 팔려나가며 추가 주문에 들어간 상태다. 엠비오의 슬림 100사이즈 역시 일반 제품에 비해 판매가 20% 더 높게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이 같은 틈새 사이즈 상품의 인기에 힘입어 캐주얼정장 매출은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 늘었고 브랜드별 틈새 사이즈 제품 판매 비중도 평균 30% 이상 늘어났다. 여기에 마에스트로와 갤럭시, 로가디스 등 정장 브랜드가 제공하는 맞춤정장 서비스의 경우 2~3년까지만 해도 찾는 고객이 거의 없었지만 최근에는 8~9%까지 증가했다. 틈새 브랜드 열풍은 구두에도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구두 브랜드 바이네르와 함께 선보인 2.5mm 단위 구두는 기존 5mm 단위로 나오던 제품 구색을 세분화해 양쪽 발 크기나 모양이 다른 고객들에게 인기다. 이 백화점 매장에서만 선보이는 틈새 사이즈 제품 덕택에 바이네르 매장은 입점한 지 5년째임에도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지난 해 보다 매출이 29.4% 늘어나는 등 신생 브랜드 못지 않은 성장세를 보였다고 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이 같은 맞춤식 패션상품의 인기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오는 8월 잠실점에 전문 재단사가 상주하는 정장 편집매장인 ‘팝 에디션’을 오픈해 다양한 사이즈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를 수용한다는 계획이다. 직수입 남성패션 편집 숍인 이 매장에서 고객들은 자신의 몸에 꼭 맞는 맞춤 정장을 구입할 수 있다. 강성철 롯데백화점 남성MD팀 과장은 “옷맵시에 민감한 젊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슬림과 스타일리쉬’를 중시하는 경향이 높아졌다”며 “앞으로 체형별 상품 개발과 테일러 매장 확대는 백화점 업계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