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의 도전… 경제·사회위기, 긍정의 DNA로 돌파하자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창조적 발상·자신감이 희망의 싹 틔울 자양분

신입행원들의 새해1
'새해 첫날… 희망을 외치다' 병신년(丙申年) 새해 첫날이 힘차게 밝았다. 첫 시작은 언제나 설렌다. 꿈과 희망을 가지고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 KEB하나은행 신입 행원들이 직무연수에 앞서 강원도 고성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연수에 참석해 사회생활의 첫출발과 새해의 각오를 다지며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이들의 밝고 희망찬 표정에서 숱한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한 대한민국의 잠재력과 자신감을 볼 수 있다. /고성=이호재기자

2016년, 대한민국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섰다. 나라 안팎으로 전례 없는 험난한 파고가 동시에 몰려오고 있다. 국가는 국가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명운을 걸고 생존 게임을 벌이는 고난의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우리에게는 숱한 국난 극복의 역사가 있다. 체념과 좌절·절망이 아닌 '할 수 있다'는 긍정의 자세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 변화와 혁신의 불씨를 살려나갈 수 있다면 분위기는 충분히 바꿀 수 있다.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장)은 "우리 국민은 위기를 맞으면 단결하고 고난을 함께 극복해냈다"며 "힘을 합쳐 열심히 구조개혁을 하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조개혁은 대한민국 미래의 가장 큰 불안요인인 잠재성장률 하락과 고령화의 충격을 극복할 수 있는 핵심 열쇠다. 구조개혁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구조개혁이 화두로 부상하기 이전인 지난해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대한민국이 구조개혁에 성공한다면 오는 2025년 2%까지 떨어질 잠재성장률을 1.25%포인트 추가로 끌어올려 3.2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수치로 계량화하기는 어렵지만 구조개혁의 성과가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의 미래 희망은 젊은이들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 비정규직과 3포세대·4포세대가 넘쳐나지만 그들은 결코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금수저와 흙수저, 헬(hell) 조선이 청년세대의 좌절감을 드러내는 말이라면 도전과 열정·패기는 그들만의 특권이자 대한민국의 힘이다.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간 통합으로 새롭게 출범한 KEB하나은행은 올해 통합 1기 신입 행원을 317명 뽑았다. 지난 28일부터 경기도 용인연수원에서 직무연수가 진행되고 있다. 좁은 취업문을 뚫고 첫출발하는 이들의 얼굴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과 두려움, 흥분을 동시에 찾을 수 있다. 하규태(27)씨는 "기본기를 갖춰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될 것"이라며 "할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하고 자기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통합 1기 행원들의 패기와 열정이 통합은행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로 다른 두 은행이 하나가 돼 자산 기준 국내 1위 은행으로 올라섰듯이 대한민국도 분열과 불신, 대립과 갈등을 딛고 통합의 시너지를 만들어낸다면 다가오는 위기를 충분히 극복해낼 수 있다. 모든 것은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수렴한다. 희망은 길이다. 선배들은 길이 없으면 만들고 막히면 길을 뚫었다. 희망도 길처럼 만들어갈 수 있다. 우리 의지에 달려 있다.




지금은 위기의 승부사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이봐, 해봤어?"로 상징되는 불굴의 도전정신이 필요한 때다. 그의 고정관념을 깬 창조적 발상과 도전도 '할 수 있다'는 희망 위에서 싹틀 수 있었다.

해방둥이인 한준호 삼천리 회장은 "우리는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국민들이 똘똘 뭉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낸 저력 있는 민족"이라며 "국가지도자나 개인이나 각자 맡은 바 자리에서 직(職)을 걸고 최선을 다하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눈앞의 상황은 결코 만만치 않다. 국내적으로는 저성장이 고착되는 가운데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가계부채, 청년 취업난, 노사갈등 등 극복해야 할 경제·사회적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서로 복잡하게 맞물린 변수들이 연쇄작용을 일으켜 한국 경제에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증유의 위기가 닥쳐올 수 있다.

특히 생산가능인구가 올해를 정점으로 줄어드는 등 인구구조의 극적 반전이 눈앞에 있다. 단기적인 경기하강이 문제가 아니라 자칫하다가는 성장판이 닫혀 중진국 함정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더구나 2016년은 주요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주도권 다툼 속에 북핵 문제 해결 등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다. 오는 4월 총선으로 시급한 민생현안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그동안 쌓여 있던 갈등까지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국가지도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국가지도자를 중심으로 통합과 상생의 정치로 국론을 하나로 결집해내고 정책목표를 이루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개혁과 규제완화 정책은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지 못할 정도로 미진하다. 올해가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체감도 높은 국가 전반의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원로들의 조언이다.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는 "위기를 위기라고 느끼지 못할 때가 진짜 위기인데 다행히 국가지도자들이 위기를 인식하고 있다"며 "노동 등 구조개혁을 원만하게 매듭짓는다면 위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해 경제도 대한민국의 미래도 결국은 우리 하기에 달려 있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말이 있다. 희망을 가지고 매일 조금씩 구체화시켜가면 세상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된다. 부정적인 생각은 부정적인 행동을 낳고 긍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인 행동으로 나타난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우리 경제와 기업도 낙담하고 주저앉기보다는 희망의 불씨를 살려나가야 한다. 그 속에서 난국을 헤쳐나갈 지혜와 용기·자신감을 찾아야 한다.

/김정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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