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성(사진) 산업은행장은 2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의 지분을 민간 은행과 공동으로 인수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은 "관심도 없고, 위험하다"는 입장이라서 공동인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민 행장은 이날 신용회복기금 출범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리먼브라더스를 단독으로 인수하는 것보다는 공동인수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민간 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 행장은 '리먼 인수는 민간 금융기관이 주도가 되어야 한다'는 금융위원회의 지적에 대해 "견해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리먼과의 협상은 가격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민 행장은 "리먼측과 가격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협상 진행을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리먼에 대해 실사를 진행 중이지만, 잠재부실 규모를 놓고 견해차이가 크다는 설명이다. 시중 은행들은 리먼 공동인수 협의 여부에 대해 "현안 문제로 바쁘다"며 부인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주회사 전환 작업으로 정신이 없다"는 입장이고, 신한금융지주도 "지금은 옛 LG카드 전산통합 안정화 작업과 두 개의 자산운용사 통합작업에 집중할 때"라며 우회적으로 관심이 없다는 뜻을 나타냈다. 하나은행은 "리먼 인수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리먼 인수는 도박"이라며 "상업은행이 투자은행을 한다고 나설 수도 있지만 위험이 큰 리먼 인수를 통한 방법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