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항공업계 'M&A 소용돌이'에

“몸집 키워 고유가·경기침체 위기 넘기자” 델타-노스웨스트 합병 계기로 줄이을듯
콘티넨탈-유나이티드도 곧 성사 가능성


델타 항공과 노스웨스트 항공의 합병을 계기로 글로벌 항공업계가 인수ㆍ합병(M&A)의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릴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델타와 노스웨스트의 합병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콘티넨탈 항공과 유나이티드 항공간의 합병이 초읽기에 들어가는 등 대형 항공사들의 합병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라고 17일 보도했다. 전세계 항공업계 3위와 5위인 델타와 노스웨스트는 지난 14일 합병에 합의하면서 매출 177억 달러, 800여대의 항공기, 7만 5,000명의 직원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항공사로 거듭났다. FT는 두 항공사의 합병을 시발점으로 콘티넨탈과 유나이티드간 합병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했다. 유나이티드는 US에어웨이즈와의 합병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콘티넨탈과 유나이티드간 합병이 성사될 경우 델타를 뛰어넘는 세계 최대 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국제민간항공운송협회(IATA) 자료에 따르면, 양사가 합병하면 연 매출액 350억 달러, 직원 10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항공사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동안 노스웨스트는 콘티넨탈이 다른 기업과 거래를 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를 행사해 왔으나 이번에 콘티넨탈이 황금주를 주당 100달러에 사들임으로써 거부 권한이 사라졌다. 현재 미국 항공사들은 ▦고유가에 따른 비용 증대와 이로 인한 운항편 감소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위기에 따른 경기 악화 등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때문에 합병을 통한 몸집 부풀리기로 위기를 타개하려는 움직임이 델타와 노스웨스트의 합병을 계기로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것. 항공업계의 합종연횡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04년 합병한 에어프랑스-KLM네덜란드항공이 델타와 노스웨스트의 합병을 계기로 수익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어프랑스와 KLM네덜란드항공은 각각 델타와 노스웨스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 주 미 교통부로부터 이들 4개 항공사간 비행 노선 및 서비스 제공 협력에 대한 가승인을 얻어 델타-노스웨스트-에어프랑스-KLM으로 이어지는 4각 편대의 대서양 노선 협력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세계 항공업계의 지각 변동이 가시화되면서 오스트리아 항공과 스칸디나비아 항공, 알리탈리아 등 유럽 항공사들은 유럽 1위인 에어프랑스-KLM 또는 2위인 루프트한자에 편입되든, 경쟁 대열에 독자 생존을 하든,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WSJ은 델타와 노스웨스트간 합병으로 촉발된 항공업계 합병 움직임이 대서양을 넘어 유럽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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