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3월 13일] 정치권 '포퓰리즘' 경쟁, 표로 심판해야

6ㆍ2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선심성 공약으로 표를 얻으려는 '포퓰리즘'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초ㆍ중학생에 대한 무상급식 실시, 반토막 대학등록금, 아동 및 장애인수당 신설, 용산지구 철도지중화 사업,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R&D 특구' 설치 등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공약이 줄을 잇고 있다. 선심성 공약이 난무하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 사회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재원 부담을 고려하지 않은 프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가장 대표적인 포퓰리즘으로는 민주당에서 내세운 초ㆍ중학생 무상 급식제공이 꼽힌다. 빈부를 가리지 않고 공짜점심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초ㆍ중학생 전부에게 점심을 제공하려면 3조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정세균 대표는 호화청사와 4대강 공사를 줄이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의 동의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현실을 외면한 선심성 공약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선심성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하는 것은 부담이 국민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선심공약을 남발해 표만 얻고 보자는 식의 정치풍토가 얼마나 위험한가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 사태가 단적으로 보여준다. 초ㆍ중학생 모두에게 공짜점심을 주려면 국민이 세금을 더 부담하거나 다른 복지혜택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처럼 무책임한 공약을 남발한 정당이나 정치인은 실효성 있는 재원마련 대책을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방선거에 전국적 규모의 선심성 공약이 난무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도구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라면 각 지방의 실정에 맞는 공약을 내거는 것이 마땅하다. 겉만 번지르르한 선심성 공약 경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지방의 민심을 반영하는 공천제도 개선 등에 힘을 기울이는 것이 올바른 자세다. 한쪽에서는 성희롱 전력자를 영입하고 전과자에 대한 공천기준을 완화하는 등 반사회적 작태를 서슴지 않으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실현 가능성도 없는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 보기 때문이다. 국민은 더 이상 유권자를 현혹하는 선심성 공약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 표를 통해 단호히 응징해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