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는 외환은행 매각이 사전계획에 따라 이뤄진 ‘불법매각’이라는 검찰의 수사 결과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는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수사’라는 강한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권오규 부총리는 정례브리핑에서 “검찰이 오늘 중간 발표 이후 필요한 법적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며 판단은 법원의 몫”이라며 “정부 입장에서는 최종 발표를 지켜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공식적인 반응과 달리 내부의 분위기는 상당히 격앙돼 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무엇을 수사한 것인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면서 “여론에 떠밀려 희생양을 찾은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특히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이 외환은행 헐값매각을 주도했다는 검찰의 수사 결과에는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경부 국장 자리가 큰 일을 혼자 할 만큼 대단한 자리로 이해해주는 것은 영광”이라며 비꼬았다. “매각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당시 부총리 등 윗선은 아무 책임도 없는 거냐”며 검찰 수사에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사무관ㆍ서기관 등 젊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소신정책은 없을 것이라는 자조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 사무관은 “론스타 수사는 결국 위에서 시키는 수준의 일만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걸 보여준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재경부의 한 국장은 “금융정책 등 소위 손에 피 묻히는 일을 하겠다고 나설 사람이 누가 있겠냐”고 반문한 뒤 “환율과 구조조정 등 앞으로 소신 있는 금융정책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