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한솔·LG 3총사 예약가입자 60만명 확보/값싼 가입비· 통화료 무기/이동전화 아성에 도전장PCS(개인휴대통신·Personal Communication Services)가 몰려 온다. 혜성처럼 나타난 TV스타처럼 PCS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세인의 주시를 받으며 등장하고 있다. PCS는 국내 기술진이 새로운 주파수를 새로운 기술로 개척하여 선보이는 새로운 이동통신서비스. PCS는 싸고 품질좋은 서비스라는 이미지를 구축, 기존 이동전화에 갑갑증이 걸린 통신 이용자들에게 설레는 기대감까지 주고 있다. 상용화 한달을 남겨둔 PCS를 특집으로 조명한다.<편집자주>
「시험서비스 한달만에 예약가입자 60만명」
요즘 시중에 숱한 화제를 뿌리고 있는 PCS 얘기다. 우리나라에 온갖 신상품이 쏟아지고, 또 사라졌지만 「물건」도 나오기 전에 살 사람을 이만큼 확보한 상품은 아직 하나도 없었다.
더구나 PCS폰 제조업체의 사정 때문에 예약 가입자들은 대부분 아직껏 PCS폰을 구경도 못해봤다. PCS 사업자들이 본격적인 마케팅을 벌인지 한달만에 60만명씩이나 가입예약을 받은 점은 일반의 PCS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그야말로 폭발지경이라는 것을 웅변한다. 마치 흉년에 립도선매하는 식이다.
또 이는 PCS의 라이벌인 이동전화가 서비스 개시 13년 4개월에 가입자가 4백80만명인 것과 비교해 봐도 PCS가 얼마나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때문에 10월부터 PCS 상용화가 시작되면 수성하려는 이동전화사업자와, 이동전화의 아성을 무너뜨리려는 PCS 진영이 한데 어울려 처절한 생존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PCS와 이동전화는 피해가는게 아니라 정면으로 부딪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 소비자는 이동전화시장에서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중 하나를 선택했다. 앞으로는 PCS 사업자가, 그것도 한국통신프리텔·한솔PCS·LG텔레콤 3사가 한꺼번에 진입함으로써 이제는 5개사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을 맞는다. 우리 통신산업 역사상 이처럼 여러 사업자가 동시에 같은 서비스를 들고 나오는 것도 처음있는 일이다.
다자간 경쟁구도와 입맛이 까다로운 소비자가 버티는 시장구조는 갖가지 기존질서의 파괴를 불러온다.
우선, 단말기가 앞으로 거의 공짜로 제공되는 「가격파괴」현상이 일어난다. 사업자들이 모두 단말기가격 파괴에 나설 경우 사업자간의 차별성은 없어진다. 다음 단계로 사업자들이 보일 행동은 「요금파괴」다. PCS·이동전화 요금은 원가라는 벼랑을 아슬아슬하게 오르내린다.
이같은 가격·요금 파괴의 전주곡은 이미 나타났다. PCS 사업자들은 단말기값과 통신요금을 합쳐 초기 가입비용을 이동전화보다 20∼30% 정도 낮췄다.
또 예상되는 것은 「품질파괴」. 공급자가 주도하는 시장에서는 사업자가 정형화된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그러나 경쟁이 심화되면 제공받고 싶은 서비스품질을 이용자가 사업자에 요구하는 상황도 예견된다.
이같은 파괴가 극한으로 치달으면 최소 가입자 확보에 실패한 기업이 나타난다. 그로 인해 일부 사업자가 도태되고, 무선통신의 전성기가 오면서 유선통신이 보조수단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나아가 PCS와 이동전화를 넘어서는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나타날 전망이다. 이른바 「시장파괴」다.
PCS의 상용화로 우리 통신시장은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동일권역 5사경쟁체제」를 맞는다. 사업자 입장에선 지나치게 가혹한 경쟁조건이다. 그러나 그 결과로 1인1전화 즉, 「개인통신」시대가 활짝 열리고 우리 사업자들은 지옥에서도 살아남을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이재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