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패션사업 구조조정 가속화
대규모 감원이어 적자 명품브랜드사업 철수
코오롱그룹이 패션사업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오롱은 올해 초 FnC코오롱과 코오롱패션을 합병하고 직원 120여명을 퇴사시키는 등 강도 높은 조직개편을 실시한 데 이어 최근 적자만 내는 브랜드를 퇴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특히 코오롱그룹은 그동안 '무분별하게 해외명품을 수입한다'는 여론의 비난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번 브랜드 구조조정에서 일부 명품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FnC코오롱은 현재 해외에서 직수입해 판매하는 명품 브랜드 6개 중 2개 가량을 국내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FnC코오롱이 국내에서 직수입해 판매하는 브랜드는 마크제이콥스ㆍ마크바이제이콥스ㆍ크리스찬라끄르와ㆍ프링글ㆍ지미추 등 6개로 대부분의 제품은 코오롱그룹에서 직접 진두지휘해 수입한 명품들이다. FnC코오롱이 직수입하는 브랜드 중 마크제이콥스 등 몇 개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명품시장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사실상 적자만 기록하고 있다.
브랜드 도입 당시 그룹 고위 관계자는 "대기업이 명품수입을 하는 데 곱지 않은 시선이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FnC코오롱이 하루아침에 명품을 만든다고 되는 일이 아닌 만큼 세계적인 기업들의 노하우를 배우는 과정에 의미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FnC코오롱이 해외명품 브랜드를 직수입해 판매한 지 불과 2년도 되지 않아서 일부 브랜드에 대한 사업 철수를 검토함에 따라 코오롱그룹의 명품 수입판매 사업은 큰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막을 내릴 전망이다.
특히 코오롱그룹은 '대기업이 명품으로 쉽게 매출을 올릴 궁리만 한다'는 등 FnC코오롱에 대한 나빠진 여론을 의식해 브랜드 철수라는 초강수로 강도 높은 체질개선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앞서 FnC코오롱은 패션가방 전문 브랜드인 '루카스'를 최근 국내 중소기업에 매각하고 브랜드를 접었다. '루카스'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때 크게 유행해 상당한 수익을 올렸으나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을 개선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외면당해 그동안 수익을 제대로 올리지 못했던 브랜드로 중소기업에 처분됐다.
한편 FnC코오롱과 코오롱패션은 아웃도어, 신사정장, 캐주얼 브랜드 등 총 20여개 중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품목을 구조조정하고 수익을 올리는 브랜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방안을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FnC코오롱의 한 관계자는 "직수입 명품 브랜드 중 제대로 수익을 올리지 못해 사업 철수를 검토하는 브랜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해외 본사와의 계약기간 등 검토해야 할 내용이 있어 브랜드 철수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안길수
기자 coolass@sed.co.kr
입력시간 : 2005-03-09 1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