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가 18일 만에 `사자'로 돌아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 매도세를 초래한 미국 금리인상 우려가 완화된 데다 외국인 매물을 받아준 삼성전자[005930]와 POSCO[005490] 등 주요 상장사의 자사주 취득도 끝났기 때문에 향후 외국인 매도세가 크게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 8조원어치 판 뒤 매수 전환 = 30일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2천12억원, 982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개인은 3천437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 우위를 보인 건 이달 5일 이후 18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이날 외국인은 전기.전자(669억원), 금융(356억원), 유통(277억원), 운수장비(221억원), 음식료(107억원) 등 전업종을 고르게 사들였다.
외국인 투자자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 4월 말부터한국 주식을 본격적으로 내다팔기 시작했다.
4월25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189억원 누적 순매도를 기록했다. 특히 이달 7일부터 전날까지는 17거래일 동안 매도 우위를 보이며 2조9천826억원어치 주식을 내다팔았다.
◇외국인 매도세 멈췄나 = 김세중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4월25일 이후 외국인매도세가 지속된 건 인플레이션 우려와 삼성전자, POSCO, KT[030200] 등 시가총액상위종목의 자사주 매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계기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된 데다 자사주 매입도 끝나 외국인 매도 압력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이경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FOMC 회의 이후 미국의 추가금리 인상에 대한우려가 완화되면서 달러가 급락했다"며 "달러화 약세는 미국 이외 지역에서 유동성이탈을 막아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어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끝난 데다 최근 정보기술(IT)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도 높아져 외국인의 매도가 지속될 가능성은 작다"고 조언했다.
◇"안심하기는 아직 일러" = 그러나 예전과 같은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세를기대하기는 힘들며 매도세가 완전히 멈췄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가 8조원이 넘는 한국 주식을 내다팔았다고 하지만 2002년말 이후 저금리 시기에 들어온 자금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2002년 10월부터 2004년 9월까지 2년 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바이 코리아'에 나서 29조5천146억원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다.
금리인상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닌 데다 이 시기에 주식을 사들인 외국인 투자자의 차익실현 욕구도 여전하기 때문에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