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 코앞인데…" 침체 시름 강남권·목동 등 버블세븐지역도 수개월째 거래 '0' "급매물 수요까지 실종…분위기 반전 변수 안보여"
입력 2007.08.19 16:06:32수정
2007.08.19 16:06:32
‘가을 이사철과 대선은 다가오는데 다시 일어설 기미는 안보이고…’
부동산 시장이 한여름 더위에 축 늘어지듯 주저앉아 좀처럼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 심각한 거래 경색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현재로선 ‘기대 난망’이다. 일선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분위기를 반전시킬 변수가 전혀 보이지 않아 이대로라면 연말 대통령 선거에서도 기대할 게 없다”고 입을 모은다.
◇“강남 메리트가 사라졌다”= 서울 강남권과 목동, 분당 등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에는 수개월째 거래 한건 성사시키지 못하는 ‘거래 제로(0)’의 중개업소가 대부분이다. 거래가 실종됐을 뿐 아니라 그나마 이어지던 급매물 매수문의조차 자취를 감췄다.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공인 관계자는 “학군제 개편으로 강남의 8학군 신화가 무너져 버려 들어오려는 사람은 없고 나가려는 사람만 있다”며 “아마 이 지역 아파트 소유자의 30% 정도는 조건만 맞으면 언제든 팔고 나가려는 잠재적 매도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여건의 장점은 퇴색하고, 종합부동산세와 대출이자로 스트레스 받고, 집값은 떨어질 것 같은 ‘3중고’가 강남 일대, 특히 10억원 내외의 ‘어중간 한’ 고가주택 소유자들을 억누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어쩌다 가끔 등장하는 매수자는 작은 변수에도 마음이 흔들리며 매수 의사를 접기도 한다. 양천구 목동 금호공인 관계자는 “최근 집을 꼭 사야겠다고 나선 매수자가 있었는데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부각되자 좀 더 기다려보겠다고 하더라”며 “목동의 장점인 학군에 기대할 게 없어지니 올해는 전세 수요조차 구경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분당 서현동의 롯데유니에셋 공인 관계자는 “이제는 급매물 수요마저 사라지고 미동도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매도세는 다소 줄었지만…=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한때 57.7까지 치솟았던 서울의 ‘매도세 우위 동향’ 지수는 최근 46.3까지 떨어졌다. 사겠다는 수요가 없으면 매도자는 다급해져야 정상인데, 거꾸로 집을 팔려는 사람이 적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공인 관계자는 “비교적 저렴한 물건들이 하나 둘 빠지지만 새로 매물이 출시되지 않아 전체 매물은 조금씩 줄고 있다”며 “집 주인들이 생각하던 가격에 근접한 분위기가 오면 팔겠다며 물건을 내놓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수요자들은 한껏 여유를 부리는 모습이다. 대출 규제, 세금 부담 등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기도 했지만 분양가 상한제로 값싼 분양주택들이 공급되면 선택의 기회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산 마두동의 좋은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있어야 기웃거리게 마련인데 지금은 기대심리 자체가 전멸한 상태”라며 “매도자는 대선에 대한 기대심리가 있지만 매수자들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