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3일 노무현 대통령 사돈 민경찬씨의 거액 불법 펀드 모금 의혹과 관련, 사정 당국의 조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특히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민씨가 펀드를 통해 모금한 돈이 17대 총선자금일 가능성이 있다며 자체 진상조사에 나설 것임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모금된 돈이 17대 총선자금일 가능성과 민씨 배후인물이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며 성역없는 수사를 요구하는 한편 당 차원에서 진상조사위를 구성, 철저히 조사키로 했다. 박진 대변인은 “47명으로 알려진 투자자 중 단 한명도 자신의 신분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있고 청와대와 검찰은 조사 내용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일각에서는 17대 총선 자금으로 끌어들인 게 아닌가 하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민씨의 불법펀드 모금을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라고 규정하고 653억원이 총선자금이나 대선잔금일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금융감독원에 진상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조재환 의원은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씨와 7명의 대책회의 멤버가 중심이 돼 적게는 5억원, 많게는 30억원까지 투자가 이뤄졌을 것”이라며 “목적이 불분명한 돈이므로 총선자금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고위 당직자는 “민경찬 펀드는 대선잔금일 가능성도 있다”면서 “대선 후 들어온 돈을 마땅히 둘 데가 없어 투자금 형식으로 포장했을 가능성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박영선 대변인은 논평에서 “너무나 어이가 없어 대꾸할 가치조차 못 느낀다”며 “지지율 폭락으로 궁지에 몰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물고 늘어지기`식 공세가 언제까지 갈지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안의식기자, 임동석기자 miracl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