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증가등 각종 지표호전 내리막 끝난듯일본 경기가 오랜 침체 끝에 마침내 바닥을 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하지만 저점을 지난 경기가 곧바로 회복세를 타기 보다는 한동안 바닥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 일본이 침체 경기에서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정부는 10일 발표한 월례경제보고에서 국내 경기가 지난달부터 두 달 연속으로 나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제시했다.
정부의 경기 판단이 두 달 연속으로 호전되기는 22개월만에 처음. 정부는 경제 사정이 어려운 것은 여전하지만, 지난 2000년 10월 이래 내리막길을 치달아 온 경기 전반이 저점에 근접했다는 판단을 내렸다.
잇달아 발표된 경제 지표들도 재생의 가능성을 비추고 있다. 5~6개월 후의 경기를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는 올들어 연속으로 경기상승의 기준치인 50%를 훌쩍 넘어섰고, 대기업들의 체감경기 악화는 5분기 만에 처음으로 주춤해졌다.
정부는 수출과 생산이 되살아 날 조짐을 보인다는 점을 들어, 경기의 내리막 사이클이 마무리에 접어들고 있다는 기대를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 2월중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4.3%의 하락세를 보였지만, 미국 경기가 되살아 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수출이 회복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것. 재고조정이 진척되는데 힘입어 2월중 제조업 생산량은 1.3% 늘어나 14개월 동안의 내리막 행진에 일단 종지부를 찍었다.
'3월 위기설'이 잠잠해지자 금융시장도 이 같은 기대에 반영하고 있다. 올 초 도쿄 증시에서 9,000엔대까지 폭락했던 닛케이주가지수는 1만1,000엔을 웃도는 선에서 비교적 안정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으며, 한때 달러당 135엔에 육박할 정도로 가치를 상실했던 엔화는 130엔대까지 회복된 상태다.
이처럼 악화 일로에 놓였던 제반 상황이 지난달 '위기설'의 소멸과 함께 호전될 기미를 보이자, 경기가 마침내 바닥을 칠 것이라는 기대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민간부문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선 이달부터 오는 6월 사이에 경기가 저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경기가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설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 회의적 시각이 많다.
일본경제 재생의 관건으로 여겨지는 은행권 부실채권이 여전히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다, 경제의 55%를 차지하는 가계소비는 여전히 늘지 않고 있기 때문.
경제당국 관계자는 경기 저점이 눈 앞으로 다가온 것은 사실이지만, "바닥에서 한 동안 머물 수도 있다"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UBS워버그 저팬의 이코노미스트도 "일부 긍정적인 조짐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 경제가 떠안은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아직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신경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