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형 신임 민주당 대표 겸 중앙위의장은 28일 “참신한 인재를 영입해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과 양강 구도로 만들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2000년 최고위원 경선 낙선 이후 두 번째 도전에서 당권을 장악한 조 대표는 강직함으로 유명한 선비형 정치인이다. 원칙과 정도에 반하면 타협하지 않는 꼬장꼬장한 성격 때문에 `미스터 쓴 소리`라는 별명도 얻었다.
고 조병옥 박사의 3남인 그는 신익희, 박순천, 정일형,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 이어져 온 민주당의 정통성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특히 1956년 조 박사가 구 민주당 대표최고위원이 된 이후 47년 만에 대(代)를 이어 유력 야당 대표에 올랐다. 조 대표의 형인 고 조윤형 국회부의장도 5공 당시 민한당의 총재를 잠깐 지낸 바 있어 3부자가 야당 대표를 지내는 진기록이 세워졌다.
조 대표는 81년 정치규제에 묶인 조 전 국회부의장을 대신해 정계에 입문했다. 88년 야권 분열 과정에서 한겨레민주당 공동대표로 독자노선을 걷다가 13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을 도와 신주류 핵심으로 부상했지만 분당 과정에서 당 수호를 외치며 결별했다. 2001년 당론과는 반대로 정치자금을 돈세탁방지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켜 국민의 박수를 받았다.
대중성과 보스 기질이 떨어져 후배 의원들이 “식사 한 번 하기 힘들다”고 말할 정도로 대인관계에 소극적인 것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본인은 “자리가 사람들 만드는 것”이라며 웃어 넘긴다. 연극배우인 김금지(金錦枝ㆍ59)씨와 1남1녀.
_소감은.
“정치인으로서 큰 영광이다. 당과 나라가 처한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마음이 무겁다.”
-본인이 생각하는 당선 이유는.
“돈과 조직 선거가 아니었다. 위기 극복이란 시대적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
_당 안팎 현안 중 시급한 것은.
“당의 단합과 개혁을 동시에 추진하고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다. 당 밖에선 특검법 정국으로 조성된 국가 위기에 대처하는 것이다.”
_총선 승리 전략은.
“인재를 대거 영입하고 개혁으로 환골탈태해 한나라당과의 양당 구도로 가져가겠다.”
_특검법 재의는.
“헌법 절차에 따라 재의결하는 게 순리다.”
_열린우리당과의 통합 가능성은.
“공멸위기에는 동감한다. 하지만 그럴 바에 왜 분당했냐고 국민이 물으면 할 말이 없다. 배신과 분열은 총선에서 유권자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_대표가 됐으니 이제 쓴 소리는 줄일 생각인가.
“우리 당을 `쓴 소리 당`으로 만들까 한다. 원칙과 정도의 정치를 할 것이다.”
<배성규 기자, 범기영기자 veg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