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관련 정치인 내주 소환

검찰 정치권 로비의혹 수사

대한의사협회의 정치권 로비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께 장동익 의협회장은 물론 관련 정치인 등을 소환할 방침이다. 박철준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검사장)는 26일 브리핑을 통해 “압수물을 분석하면서 필요하면 누구라도 소환조사할 방침”이라며 “(장 회장) 녹취록 내용만으로 (정치인 등 언급된 관련자를) 소환조사할 수 없어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구체적인 혐의를 파악하는 데 당분간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차장은 “압수물 분석에는 1주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해 다음주께는 장 회장이나 정치인 등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검찰은 또 협회 산하단체인 한국의정회의 활동비 가운데 증빙서류 없이 사용된 2억7,000만여원 등의 사용처를 추적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장 회장이 직무를 맡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사용한 의정회의 운영자금은 6억4,100만원으로, 이 가운데 증빙자료 없이 현금 또는 수표로 인출된 2억7,200만원과 신용카드 매출전표 등이 첨부된 나머지 액수 등의 사용처를 추적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협회가 분식회계를 통해 비자금 73억원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시민단체 관계자들에 의해 새롭게 제기됨에 따라 자료가 입수되는 대로 확인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박 차장은 “(압수물 가운데 관련 회계보고서 등의) 물증이 포함돼 있으면 수사할 의무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분식회계 물증확보를 전제로 한 발언이기는 하지만 이 경우 장 회장은 물론 전직 집행부까지 수사선상에 오를 전망이다. 한편 의료 공공성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연대회의(이하 의료연대회의)는 이날 의료법 개정안 관련 로비의혹을 받고 있는 장 의협회장과 로비 대상으로 알려진 의원,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에 대해 뇌물공여 또는 업무상 배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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