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장세진단] 내달부터 경기부양... 증시 영향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경제기자회견을 통해 경기를 본격적으로 부양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재경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모두 64조원을 부실금융기관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인해 주식시장에서는 통화팽창에 따른 금리하락과 풍부한 유동자금을 배경으로 주식시장에서 금융장세가 전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같은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과연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둘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서경리서치요원들을 통해 경기부양책이 증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본다. ◇류재천 한국투신 주식운용역= 금융기관의 신용경색을 완화하고 내수경기 진작을 위한 21조원 규모의 금융구조조정 자금지원, 그리고 주택, 가전, 자동차 부문에 대한 7~10조원의 소비자금융 지원 등 정부의 경기부양노력이 가시화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불투명과 기업 추가퇴출에 대한 우려 때문에 소비가 위축되고 있어 아무리 금리가 인하되고 통화가 풀려도 단기적으로는 고위험자산인 주식으로의 시중 유동성 유입은 기대하기 이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의 경기부양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만큼 대외적 신인도를 회복시키는데 기여하고 외국인의 투자의욕을 고취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유동성 증가효과는 재벌 및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연말께 가면 차츰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준 서울투신 주식운용팀장 =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대통령의 경제특별기자회견에 따른 경기부양 및 금리인하기대감으로 지수움직임이 다소 활기를 찾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정부의 경기부양 계획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평가하기 어렵지만 내수부진, 수출감소, 신용축소 등에 따른 경기위축, 실업자 증가에 따른 사회불안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금상황에서는 선택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정부의 통화공급확대가 계획대로 이루어지고 금융기관의 1차 구조조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신용경색 국면이 완화되면서 추석이후에는 유동성 장세 성격의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해외요인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미국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지금과 같이 전세계 각국의 경제 금융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미국내 투자자금이 이머징마켓으로 환류될 가능성도 그리높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국내 호재성 요인만을 보고 주식시장을 따라 가는 것은 조심해야 될 것이다. 추석전까지는 목표가격을 낮춘 박스권 매매에 주력하고 추석이후에는 통화공급 상황을 살피면서 매매전략을 세우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기태 더블유아이카(W.I.CARR)증권 이사=은행의 개인지분한도 철폐로 인해 은행주가 상승하면서 지수가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외국인투자자들사이에 현정권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지는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경기부양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그동안 비판적이던 외국인투자자들도 당위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외국인의 매도물량이 지속적으로 쏟아지던 삼성전자 등 지수관련 우량주가 반등세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미국 금리인하폭과 관계없이 외국인의 매수세가 당분간 이어지면서 지수가 강력한 하방경직성을 나타낼 전망이다. 다만 추가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기아자동차입찰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결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충식동원경제연구소부장=은행권에 대한 자금지원은 기업들에 대한 대출여력증대, 부도우려감 감소, 금리인하 등의 선순환의 시작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의 자금지원으로 당장 금융권의 자금여력이 풍족해지고 BIS(국제결제은행)비율 부담이 적어질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금융권의 자금이 기업으로 흘러가기까지는 시일이 필요하다. 이에따라 주식시장에서 은행주들이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개별기업에 대한 부도우려감이 상존해있어 시장전체의 투자분위기가 호전되기는 힘들다. 은행의 수익원과 관련해서는 금리가 하락하고 부도위험이 사라지면 주식투자에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되나 아직 불확실성이 잔존하기 때문에 여전히 보유주식을 처분하는데 급급할 것이다.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일단락된다면 시장의 유동성도 커지고 주가의 저가메리트도 부상하게 될 것이다. ◇이헌협 현대증권리서치센터부장=내수경기가 극도록 침체된 상황에서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필수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정책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통화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실세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금융정책과 재정지출을 늘리는 재정확대정책이다. 금리인하는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그에 따른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증시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지출 확대도 건설업을 비롯해 기간산업의 매출증대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따라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완화된다면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안정적인 소비 및 투자심리가 살아나야 내수가 증진될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의 최소화, 고용불안 해소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경기와 주식시장이 안정을 되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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