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달동안 아시아증시에서 타이완에 집중됐던 외국인의 매수세가 한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의 컨트리 리스크가 줄어드는 분위기가 역력한데다 타이완이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여파에 충격을 받자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ㆍ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과 원화강세 또한 `바이 코리아`(Buy Korea, 한국주식 매수)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외국인은 9일 거래소시장에서 717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를 최근 닷새동안 순매수 행진(5,669억원)에 이은 숨 고르기 양상으로 해석하며 추가매수 가능성 쪽에 무게를 뒀다.
지난 3~4월 국내증시에서 1조5,600억원어치를 순매도한데 반해 타이완에서 1조9,700억원을 순매수했던 외국인들은 이달들어 7일 현재 한국시장에서 하루평균 1,289억원을 매수해 타이완(792억원)을 앞섰다.
이에대해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사스 여파가 중국과 홍콩에서 타이완으로 이어지며 타이완 시장이 매력을 잃고 있는데 반해 한국증시의 경우 북핵 문제에 따른 국가 위험도, 사스 파장, 정부의 미온적 경기인식 등 악재가 완화돼 외국인들의 관심이 한층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에 이어 포스코와 SK텔레콤으로 외국인 매수가 확산될 경우 수천억원 이상의 추가 순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지난 3월 북핵 문제와 SK글로벌 사태가 불거지기 전의 투자 비중을 회복하는 과정에 있다고 가정할 경우 향후 6,000억~9,000억원 수준의 추가매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순 대한투자신탁증권 애널리스트도 “외국인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내 고유 위험요인 완화와 한국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 안정적인 미국 증시의 흐름 등을 바탕으로 순매수 기조를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홍병문기자 hb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