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아마추어바둑협회 황광웅 신임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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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만큼 아마추어 동호인들의 활동이 활발한 스포츠도 없습니다. 꼭 정식 스포츠로 인정받아 아마추어 저변을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싶습니다.”
30일 제3대 한국아마추어바둑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황광웅(65) 건화엔지니어링 회장은 “바둑이 체육단체로 인정받으면 올림픽 정식종목으로까지 채택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며 “프로연맹인 한국기원과 함께 아마추어협회도 뜻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언뜻 바둑계에 오랫동안 발을 담근 듯 보이지만 사실 황 회장의 공식 이력 자체는 바둑과는 그리 큰 인연이 없어 보이기도 하다.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버밍엄대 도로ㆍ교통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건설교통부ㆍ한국도로공사 등을 거치며 줄곧 토목건설 분야의 외길인생을 걸었다. 지난 90년 자신이 세운 토목설계 회사인 건화엔지니어링 대표이사 회장직을 맡으며 대통령 표창과 동탑산업훈장을 타는 등 적지않은 나이에도 업계 최일선에서 활동하는 1세대 건설기술자다.
황 회장은 “주변에서 맡겠다는 사람이 없어 떠밀리다시피 억지로 맡았다”며 겸손해 하면서도 “아마추어 바둑이 국내 최고의 레저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실제로 아마 5단의 고수인 황 회장은 여러 프로 바둑기사들과 교류를 하는 등 그간 아마추어 바둑계에서 적잖은 활동을 해왔다.
아마바둑 활성화를 위해 황 회장은 아시아 아마추어 바둑기사를 대상으로 한 지금의 아시아 아마바둑대회를 올해부터 당장 세계 아마바둑대회로 키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미국과 유럽ㆍ호주 등의 참가를 확정받기도 했다.
“한국이 자타가 공인하는 바둑최강국이라고는 하지만 바둑 세계화에는 일본보다 한참 뒤진 게 사실입니다. 이제부턴 바둑 세계화에 우리도 적극 나설 때입니다.”
현행 바둑특기생 특례입학제도를 더욱 확대시킬 생각도 내비쳤다. 현재 아마협회장배 1위 수상자에게만 부여되는 대학 바둑학과 특례입학을 앞으로 3위 이상 입상자로까지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바둑학과를 둔 대학과 협의가 있어야 하지만 아마추어와 프로 모두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황 회장은 말했다.
아마추어바둑협회장이라는 큰 명함이 붙었지만 역시 황 회장의 본업은 토목 설계사업. 그는 “치밀한 작전과 계획만이 승부수라는 점에선 바둑과 사업이 다를 게 없다”고 말한다. 바둑의 매력을 묻자 황 회장은 ‘변화’라는 단어를 던진다.
“바둑판은 정말 오묘한 세계예요. 인생처럼 변화무쌍하지요. 그 길을 읽어가는 쾌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