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전·의류 재고 산더미/백화점 매출신장률 “뚝”·재래시장 “썰렁”/서울 유흥업소 올 4백곳 폐업/본지,현장경제 긴급점검경제현장에서 느낀 체감경기가 사상 최악이다.
16일 서울경제신문이 최근의 시중체감경기의 현장을 조사분석한 바에 따르면 직원월급도 제때 못주는 기업이 수두룩하고 하루 30∼40개씩 중소기업이 쓰러지고 있다. 자동차·가전·의류업체는 늘어가는 재고처리를 위해 방문판매·직원할당판매등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소비자들을 붙잡기에는 역부족이다. 백화점·재래시장은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대중음식점·커피전문점·룸살롱등 유흥업소는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통상 1∼2월이 비수기인점을 감안해도 올해는 심각하다. 전체적인 시장의 파이가 줄어든 느낌이다』
박병재 현대자동차사장은 최근의 자동차시장을 이렇게 요약했다. 올들어 지난 2월까지 국내자동차 판매대수는 18만5천4백76대로 지난해에 비해 무려 26.9%가 줄어들었다.
부도업체는 지난 1월에 1천1백15개, 2월이후 지난 12일까지 1천1백52개로 하루 30개씩 중소기업이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충남에서 금속가공업을 하고 있는 B금속의 L모사장은 『요즘들어 만나는 사람마다 「아직도 제조업을 하고 있느냐」며 불쌍하다는 표정을 지을 때면 기업가로서 자부심은 고사하고 계속 사업을 해야 할지 회의가 든다』고 말했다.
경기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곳으로는 대중음식점·커피전문점·룸살롱 등 유흥업소를 우선 들 수 있다.
『단체손님들이 거의 없다. 지난해 말부터 기업들이 회식비를 줄여버려 식당에 회사원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서울시청부근 대형한식점 D음식점주인 최모씨는 하소연했다. 유흥음식업중앙회에 따르면 서울시내 룸살롱·나이트클럽등 유흥업소 1천4백곳중 올들어 폐업한 곳이 4백여개나 된다.
백화점과 재래시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롯데·신세계·현대등 주요 백화점의 2월중 매출신장률은 2∼7%에 그쳐 20∼30%를 기록했던 예년수준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 남대문과 동대문시장의 경우 최근 새벽장을 찾는 지방소매상인을 실은 차량대수가 하루평균 70여대로 예년의 절반수준에 머물고 있다.
증권과 투신업계에는 실물경기보다 더 냉랭한 바람이 불고 있다. 대우등 대형증권사들은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주식평가손을 안고 있는 데다 거래량감소에 따른 수수료 수입감소로 엄청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사회·산업1·산업2·증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