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공모, 카드사CB에 `울상`

“아직 리츠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가 높은 상태가 아닌데 카드 후순위채 모집까지 겹치다니….” 최근 리츠공모에 나선 한 리츠사 관계자의 우려다. 지난 해 4개의 리츠가 상장된 데 이어 올해도 이미 1개 리츠가 상장을 마쳤으며, 2개 리츠가 상장을 준비중이다. 대부분의 리츠가 은행이자의 두 배에 가까운 연10%대의 수익성을 예상하고 있지만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인 부동산과 주식시장에서 그다지 큰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다. 게다가 올해는 LG, 현대 등 카드사 후순위 CB 공모와 시기가 겹쳐 `강력한 경쟁상대`까지 만났다. 지난 주 공모를 모집한 `유레스 메리츠`리츠의 경우 연11%의 배당수익 상품이었음에도 청약경쟁률 2대1을 가까스로 넘겼다. 같은 시기에 LG카드 후순CB(표면이자 3%, 만기보장수익률8%) 에 1조5,000억원 가량이 몰려 대조를 이뤘다. 그러나 실제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리츠가 결코 뒤지는 것이 아니다. 24일부터 청약을 받는 코크렙3호(5년 만기)와 현대카드 후순위CB(5년6개월만기)를 비교해보면 연 이자율이 각각 10.62%와 10.14%이다(현대카드 비상장 시). 코크렙3호가 약간 높은 편. 또한 리츠의 경우 1년 이상 보유하면 5,000만원이하 금액에 대해서는 비과세, 5,000만원 이상 3억이하 투자금액에 대해서는 10%의 세율이 적용된다. 그러나 현대카드 후순위채는 이자수익에 대해 16.5%(이자소득세15%+주민세1.5%)의 세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상장 시에는 상황이 좀 달라진다. 현대카드 CB는 상장 시 액면가 5,000원 혹은 상장액의 80% 중 더 높은 가격으로 주식으로 전환가능 하다. 지금으로부터 5년 후인 2008년 상장 예정인데 문제는 현시점에서는 주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 상장 시 주사가 높으면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상장 시 만기 금리인 연 6%만 챙겨야 하는 것. 요컨대, 은행금리에 두 배에 달하는 안정적인 배당을 원한다면 리츠를, 고위험 고수익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은 카드 후순위채가 적절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코람코의 김병욱 부장은 “아직은 하이리스크 하이라턴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번 리츠 공모 경쟁률은 지난 번 5:1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은 리츠를 선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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