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익숙한 ‘활을 당기는 헤라클레스’ 세리모니가 육상 트랙에서 또 펼쳐졌다. 우사인 볼트(23ㆍ자메이카)는 왼팔을 하늘을 향해 쭉 뻗는 특유의 몸짓으로 남자 200m 달리기 우승을 자축했다. ‘번개맨’ 볼트가 21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 제12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이 종목 결승에서 19초19의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자신이 세웠던 종전 세계기록 19초30을 0.11초 앞당긴 대기록이었다. 지난 17일 남자100m에서 9초58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볼트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개인종목 2관왕을 차지하며 더 이상 적수가 없는 ‘1인 천하’ 시대를 활짝 열었다. 볼트는 출발 총성이 울리자마자 쏜살같이 튀어나갔다. 출발 반응속도가 0.133으로 100m 결승 당시(0.146)보다 빨랐다. 20m를 지나서는 성큼성큼 걷는 특유의 학다리 주법으로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떼어냈다. 볼트는 압도적인 실력으로 결승점을 통과하며 자신의 23번째 생일을 자축했다. 은메달은 19초81을 찍은 알론소 에드워드, 동메달은 19초85로 들어온 윌러스 스피어먼(미국)이 각각 차지했다.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0m와 200m를 석권했던 타이슨 게이(27ㆍ미국)는 사타구니 부상으로 출전하지 않았다. 볼트는 경기가 끝난 뒤 “전혀 예상 못한 일이다. 레이스가 썩 맘에 들지 않았는데 가장 빠른 기록이 나왔다”며 놀라워했다. 이번 대회에서 100m와 200m를 제패한 볼트는 우승상금으로 각각 6만달러, 신기록 보너스로 각각 10만달러 등 총 32만달러를 챙겼다. 부수입은 수십 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남자 200m 결승전을 보기 위해 평일임에도 대회 사상 최다인 5만7,937명의 관중이 몰리는 등 볼트의 인기는 지난 1936년 육상 영웅인 제시 오언스를 넘어서고 있다. 각종 스폰서와 광고료ㆍ초청비용 등이 수직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전 5승, 세계신기록 5개를 수립한 볼트는 23일 오전3시50분 남자 400m계주에서 대회 3관왕이자 6번째 세계신기록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