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학作 '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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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에게 "그림 잘 그린다"라는 칭찬은 당연하기 때문에 오히려 꺼내기 힘든 말이다.
김재학(57)화백은 탁월한 필력과 색감으로 화가들 사이에서 까지 '잘 그리는 화가'로 통한다. 미술학원 강사를 그만두고 전업작가를 선언한 1992년 청작화랑의 개인전. 그의 그림을 본 운보 김기창 화백이 "이렇게 좋은 필력을 가진 작가가 누구냐"라고 물었을 정도다.
김재학의 35번째 개인전이 '향기의 서정'이라는 제목으로 15일부터 내년 1월10일까지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열린다. 대표작인 꽃과 소나무 외에 정물화 시리즈 20여점을 선보인다.
미술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은 생명력으로 호소하는 장미 시리즈. 이 때문에 작가는 '장미화가'라는 별명을 얻었고 각종 아트페어에는 '김재학 풍'의 아류작이 뒤따라 나오게 됐다.
꽃을 계속 그리는 게 지겹지 않느냐는 질문에 작가는 "인물화 그리는 화가가 사람 지겹다는 말을 하지는 않잖느냐"라며 "다 아는 형상이라 여겨져도 꽃은 시간과 명암, 방향에 따라 풍부한 표정이 있고, 그 새로운 모습을 담아내는 것이기에 죽을 때까지 장미를 그려도 지겹지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장미와 꽃 그림은 여성 컬렉터가 좋아하는 편이고, 남성 애호가들은 그의 소나무를 즐겨 찾는다. 청와대에 걸릴 만큼 '인정받은' 소나무다. 서정적인 풍경화는 물론 악기 연작 첫 작품으로 내 놓은 '징' 시리즈도 인기다.
예술의 전당에서 운영하는 문화강좌 중 그의 서양화강의는 경쟁률이 치열하기로 이름나 있다. 6개월 과정인데 대기자 순번을 기다려도 1~2년 후에야 수업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02)549-3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