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동 진솔문고 홍기성 대표(인터뷰)

◎“독자가 원하는 책 구해드리지 못하면 서점 존재 의미 사라져”/「거리의 도서관」 모토/청소년 교육 선도/독서·출판관련 사업 발전가능성 무한『출판이 불황이고 독서인구가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독서인구는 오히려 더욱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지요. 출판관련 산업은 결코 사양화되지 않을 것입니다.』 개점 5개월째를 맞는 진솔문고의 홍기성(63) 대표는 늦은 나이에 서점업에 뛰어들었지만 매일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진솔문고는 강남지역에서는 최대규모의 멀티 서점으로 강남 일대의 유흥가에 노출되어 있는 청소년들은 물론, 전문 직장인들에게도 이미 친숙한 「거리의 도서관」으로 자리잡았다. 강남지역은 진솔문고 외에도 기존서점인 동화서적과 신설서점인 씨티문고등으로 이른바 「강남서점타운」이 형성됐다. 서점타운이 들어선다는 것 자체가 이미 독서인구의 저변확대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홍대표는 『솔직히 말해 그동안 강남의 분위기가 조금 유흥적인 요소가 많지 않았느냐』면서 『진솔문고는 올바른 독서문화와 출판문화를 선도하면서 국민들의 사회교육 공간이자 청소년의 교육현장이 되려한다』고 강조했다. 서점운영의 기본방향에 대해 홍대표는 또 이렇게 정리했다. 『서점 역시 서비스업입니다. 그런데 서점에서 가장 중요한 서비스가 무엇이겠습니까. 독자들이 원하는 책은 무엇이든지 바로 구해드려야 하는 것이지요. 책을 찾지 못해 되돌아가는 독자가 있다면 그 서점은 존재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홍대표는 이어 『직원들에게 먼저 책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만 다른 서비스도 인정받을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면서 『직원들을 상대로 책찾기 시합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강북과 강남의 독자성향이 약간은 다른 점이 이색적인 대목. 『강북의 대형서점에서는 운전면허 수험서가 매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데, 이 곳에서는 그렇지가 않아요. 반대로 컴퓨터 관련 서적은 강북 보다 더 잘팔리는 것 같습니다. 수필류나 일반 소설류 못지않게 전문서적을 찾는 독자들이 많은 것도 특징적이지요. 서점의 위치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줄수 있는 개성이 있다는 얘기이지요』 막상 서점업을 시작해 보니 일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아직은 적자인 것도 조금은 부담이 된다. 그러나 한 일년 더 고생하면 강남의 문화벨트를 진솔문고가 바꿀수 있다고 생각하면 보람이 더 크다고 홍대표는 강조한다. 철강(삼정철강)과 자동차부품 사업에 청춘을 바쳤던 홍대표가 느닷없이 대형서점을 차리게된데는 선친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선친께서는 일본 유학중에 길거리 책방을 운영하면서 학비를 벌었다고 했습니다. 수업이 끝나면 책을 잔뜩 실은 수레를 끌고 야시에 나와 팔고 다시 늦은 밤에 책과 씨름했다는 선친의 말씀이 얼마나 인상적이었던지, 늙으막에 새로 시작한 사업이 바로 서점업이 되어버렸습니다』 홍대표는 서점업, 즉 출판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누차 강조하면서 『진솔문고로 인해 강남의 문화가 바뀌었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말을 맺었다.<이용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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