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위창수는 국내에 그리 잘 알려진 선수는 아니다.찰리 위로 미국에서 더 잘 알려진 위창수(27·사진)프로는 지난 95년 프로무대에 데뷔한 재미동포골퍼다.
위창수는 그러나 국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남자프로골퍼들을 통틀어 미국 나이키투어 풀시드권을 따낼 정도로 막강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위창수는 지난해 11월 미국 PGA프로테스트 2차예선서 공동 71위에 그쳐 정규투어 출전권을 획득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공동 75위까지 수여하는 나이키투어 풀시드권을 따냈다. 앞으로 그의 무한한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찰리 위는 특히 쇼트게임에 뛰어나다. 100㎙내의 쇼트 아이언 샷과 2㎙거리의 쇼트퍼팅에는 그야말로 「귀신」이다. 97년 아시안PGA프로테스트를 1위로 통과한 데뷔 첫 해 쿠알라룸푸르오픈을 우승으로 장식하면서 그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아시안투어와 오메가투어에서 활동하면서 5,042만원의 상금을 챙겼다. 국내외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남자프로 가운데 김종덕과 강욱순, 최경주 등에 이어 다섯번째로 많은 투어상금을 획득했다.
프로데뷔 후 최근 3년간 그의 투어성적을 살펴보면 급성장세에 올라있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그는 82년 부모를 따라 이민간 이듬해인 83년 골프에 입문했다. 그때 만난 사람이 지난해 프로 데뷔 8년만에 감격의 첫 승을 따내며 미국 LPGA투어에서 박세리와 함께 한국골프의 위상을 높인 펄신(32)의 부친 신재호씨다. 위프로는 그 때부터 지금까지 신재호씨로부터 레슨과 멘탈게임에 대해 레슨을 받고 있다.
그의 골프입문기는 매우 힘들었다. 미국에서 정규교육을 받으면서 골프를 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골프와 공부를 모두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도 여느 주니어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방과후 근처 골프장에서 레슨을 받고 9홀 라운드를 도는 것이 하루 일과였다. 고교졸업후 버클리대학에 입학했지만 골프와는 무관한 교육심리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위프로는 학창시절 캘리포니아주 아마추어대회우승(90년)과 95년 사우스 캘리포니아주 아마추어·인터내셔널 인터컬리게이트·퍼시픽 텐 챔피언십 등 3개 대회에서 우승을 휩쓰는 실력을 과시하며 명성을 날렸다.
하지만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95년 프로골퍼로 화려한 변신을 꿈꿨지만 미국 PGA퀄리파잉 테스트에서 1타차로 실패하고 말았다. 또 97년 괌오픈서는 드롭규정을 잘못 이해해 실격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뿐만 아니라 올시즌 나이키투어 첫 대회인 사우스 플로리다 클래식(1월7일~10일)에선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렇지만 그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박세리처럼 미국 PGA투어를 정복할 날 도 머지 않았다. 앞으로 모든 대회에서 최선을 다해 자랑스런 한국인상을 심겠다』고 올해의 포부를 밝혔다. 그래서 그는 아직까지 한국국적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위프로는 오는 15일(한국시간) 나이키투어 두번째(레이크랜드클래식·총상금 25만달러) 대회에 다시 도전한다. 평균 280야드에 이르는 호쾌한 드라이브샷에 그의 꿈이 영글 날도 그리 멀지만은 않은 것 같다.【최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