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초대석] 남궁진 문화관광부 장관

"월드컵을 관광대국 도약 계기로""월드컵축구대회를 우리 문화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세계에 알려 국가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남궁진 문화관광부 장관은 세계 40억명의 눈과 귀가 우리나라에 집중될 월드컵대회를 통해 'IT강국 한국'을 세계 속에 각인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세계적으로 글로벌리즘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통예술의 육성을 통한 문화의 정체성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면서 "순수예술 진흥과 문화산업 육성을 병행 추진, 문화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궁 장관은 이밖에 ▲ 오는 2005년까지 문화 컨텐츠 분야 4만명 고용 창출 ▲ '내 나라 먼저 보기 운동' 추진 등의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_국민의 정부 들어 네번째 문화관광부 장관이십니다. '이번에도 정치인이냐'는 곱지 않던 시선이 차츰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장관'이라는 호평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어떤 원칙을 갖고 직책에 임하고 계시는지요. ▲저는 21세기에 우리나라를 세계 일류국가로 만드는 산실로 문화관광부를 만들어가겠다는 소망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금 세계적으로 보편화되고 있는 글로벌리즘 추세 속에서도 전통예술의 육성을 통한 문화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는 것을 대원칙으로 삼아 순수예술 진흥과 문화산업의 육성을 병행 추진, 진정한 문화국가를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또한 관광산업 육성을 통해 관광대국의 기틀을 마련하고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을 병행 발전시키면서 스포츠 산업을 육성함과 동시에 건전하고 진취적인 청소년 육성사업을 적극 추진하려 합니다. 한반도 평화구축에 기여하는 남북 관광교류 활성화 방안도 적극 모색해나갈 생각입니다. _올해 문화관광부의 최우선 과제는 월드컵축구대회를 잘 치르는 일이라고 봅니다.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요. ▲지금까지의 대회 준비상황을 보면 10개 경기장과 27개의 준비캠프 등 대회기반시설은 지난해 모두 완공돼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대회 개최와 직접 관련되는 출입국 편의 제공, 음식서비스 개선 등 기초환경 개선을 치밀하게 이뤄내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요. 국익을 생각하는 좀더 실속있는 대회를 만들기 위해 외국 관람객을 위한 관광코스 개발과 숙박예약망 구축 등 여러가지 소프트웨어 측면을 주도면밀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_월드컵을 통해 국가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문화월드컵'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를 우리 문화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세계에 보여줘 국가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기 위해 월드컵문화축제 행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월드컵 전야제, 개막식 행사 등 공식 행사와 중앙문화예술기관ㆍ단체가 추진하는 24개의 중앙단위 문화행사, 그리고 10개 개최도시가 도시별 특화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도록 구성된 87개의 문화행사를 착실히 제작, 추진하고 있습니다. _월드컵은 '다시 찾고 싶은 한국'을 세계인에게 각인시킬 다시 없는 호기입니다. 때문에 정부에서도 '관광 월드컵'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월드컵대회를 시청하는 수십억 인구는 축구경기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길거리ㆍ음식ㆍ택시ㆍ행인 등 우리 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이들 잠재 관광객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느냐 여부에 따라 우리나라가 관광대국으로 도약하느냐가 결정될 것입니다. 정부는 월드컵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해 CNN 등 주요 매체를 통해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본선 참가국들을 중심으로 특별유치단을 파견하고 있습니다. _지난해는 '한국방문의 해' 임에도 불구하고 관광수지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더욱이 주5일제 근무제가 도입된 후 해외로 눈을 돌리는 관광객이 많아지면 적자는 더욱 커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 나라 먼저 보기 운동'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문화부는 국내관광 활성화를 통해 관광산업의 내수기반을 강화하고 관광수지 개선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내 나라 먼저 보기' 운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내 나라 먼저 보기'운동이 뿌리를 내려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효율성 제고에 중점을 두고 실시해나갈 예정입니다. 매체를 통한 국민의식 전환 캠페인을 확대하는 한편 지역별로 특색있고 다양한 관광코스를 발굴하고 관광안내 체계도 대폭 개선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국내관광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 중인 휴가분산제를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 올해부터는 시도별로 학교방학 분산실시 시범학교도 지정, 운영할 예정입니다. _문화 컨텐츠 산업을 정보기술 산업과 바이오 산업 등에 이어 새로운 국가의 기둥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해오셨는데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무엇입니까. ▲문화부에서는 '선택과 집중'의 원칙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우수한 문화 컨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성장여건을 만들어 나가는 데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은 고품질 문화 컨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제작 인프라 확충과 마케팅 활성화를 위한 해외견본시 참여 등 제반 산업여건을 개선하는 분야에 집중하고 개별기업의 컨텐츠 제작에 대해서는 기금 등을 활용한 투ㆍ융자사업을 중심으로 시장 자체의 성장역량을 키워나가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_청년실업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올해 문화ㆍ체육ㆍ관광 분야에서 5,000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발표도 있었고 최근 문화 컨텐츠 취업박람회도 열었습니다만 새롭게 부상하는 문화산업 분야인 만큼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인력양성 및 고용대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문화 컨텐츠 산업인력 수요는 2002년 16만명 수준에서 2005년에는 22만명까지 증가해 약 4만명 정도의 인력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해외 유명 교육기관과 연계, 국제적인 수준의 전문 프로듀서 및 마케터를 양성해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국내 주요 대학 및 전문교육기관에 대해 장비 및 산학협동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아울러 온라인을 통해 문화 컨텐츠 각 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해나갈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_틈만 나면 책을 찾을 정도로 '독서광'이시라고 들었는데요. 요즘 어떤 책을 읽으시는지, 또 권할 만한 책은. ▲독서광은 결코 아닙니다. 책은 늘 나에게 위안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하랄트 뮐러의 '문명의 공존'을 읽고 있습니다.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충돌론'에 대한 반론 구상이어서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현대 영화의 거장인 스웨덴의 잉그마르 베리만이 일흔이 돼 자기 삶을 되돌아본 자서전 '마법의 등'은 예술에 대한 열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남궁 장관은 '성경에서 배우는 하나님의 정치'를 직접 저술하는 등 독실한 기독교 신자임에도 인터뷰 중 불교용어를 폭 넓게 인용하면서 변화와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제법무아(諸法無我)'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변화하지 않은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올해는 특히 월드컵이라는 대계기를 통해 우리나라가 크게 한차례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지요. 문화관광부의 책임이 막중하다는 것을 언제나 실감하고 있습니다. 대담: 이용웅 문화레저팀장 문성진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