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대우그룹 전 회장은 14일 오전 공항 도착즉시 대검 수사진에 의해 대검 청사로 압송돼 취재진의 사진촬영 요구에 잠깐 포즈를 취한 뒤 조사실로 올라갔다.
○…대검 청사 앞 대우맨-전경-취재진으로 `북적' = 김 전 회장이 분식회계 등각종 불법 혐의와 관련해 조사받을 대검 청사 앞에는 이른 새벽부터 전ㆍ현직 대우임직원과 기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전ㆍ현직 대우그룹 관계자 80여명은 삼삼오오 모여 서로 귀엣말을 나누며 `옛보스'의 등장을 초조하게 기다렸고 서초경찰서는 경비인력 2개 중대 130여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김 전 회장의 검찰 압송 장면을 취재하기 위해 오전 5시를 전후해 대검 청사에도착한 취재진은 인천공항에서 생겼던 대혼란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포토라인을 마련하는 등 취재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일부 검찰 관계자들도 김 전 회장의 청사 출두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돌발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청사 앞에 나와 기다렸다.
대검 청사 앞 왕복 8차선 도로 가장자리에는 `대우맨'들이 타고 온 차량들이 일렬로 주차돼 있었고 방송사 헬기가 서초동 상공을 날아 김 전회장의 귀국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게 했다.
대우그룹 임직원들은 방만한 경영으로 수십 조원의 국민 혈세가 투입된 데 대한철저한 법적 책임을 요구하는 국민여론과 달리 김 회장의 공적을 거론하며 선처를기대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현직 대우그룹 직원 이주연(46)씨는 "착잡하다. 대우의 정신적 지주이자 상징인김회장에게 우리가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전 대우그룹 임원 정순석(60)씨는"대우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김회장의 귀국을 기다렸다. 김 회장이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만은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검청사 앞은 비교적 차분 = 인천공항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의 격렬한 항의로 경찰과 심한 몸싸움이 발생하고 순찰차 뒷유리가 깨지는 등 소동이 벌어졌던 것과 대조적으로 대검 청사 앞은 비교적 차분했다.
김 회장이 탑승한 승용차가 이날 오전 6시40분께 대검 청사 정문 앞에 도착하자오래 전부터 대기하고 있던 `대우맨'들은 박수를 치며 응원을 보냈다.
초췌하고 피곤한 표정으로 승용차에서 내린 김 전 회장은 대검 청사 1층 민원실앞에 마련된 포토라인 건너편에 80여명의 사진 기자와 방송카메라 기자들을 보고 잠시 멈춰선 뒤 옷 매무새를 가다듬는 등 애써 여유를 찾는 모습을 보였다.
방송 조명과 카메라 플래시가 쏟아지자 김 전 회장은 "대우사태에 대해 내가 전적으로 책임지려고 돌아왔다"고 말했으며, `혐의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자세한 것은 검찰에서 밝히겠다"고만 짧게 말하고 조사실로 직행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