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한' 주택대출 쏟아진다

시중금리가 오르더라도 금리 상승 폭이 일정 수준 이내로 제한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봇물처럼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상승 여파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계속 오르자 은행들이 금리상한선을 둔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금리 상한 대출 상품인 ‘입주자 안심론’에 대한 승인을 얻고 이날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상품은 분양받은 아파트 입주를 앞둔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집단대출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대출금리가 연동해 상승하지 않는다. 대출기간은 3년과 5년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대출시점의 CD 금리에 0.5~1%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고, 0.3~0.5%포인트의 옵션 수수료가 추가돼 대출금리가 결정된다. 대출 금리 수준은 최저 6.15%에서 최고 6.65%에 이른다. 이는 현재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금리인 6.34~7.7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통상 고정금리나 금리상한이 있는 상품은 변동금리 상품보다 금리가 높은데 오히려 금리가 낮아 금리상승기에는 안성맞춤인 상품이다. 금리 상한의 장점에다 CD금리가 하락할 경우 하락 제한폭없이 하락분만큼 무제한으로 대출 금리가 내려가 앞으로 시중금리가 하락할 경우 이자 부담이 줄어들 수도 있다. 예를 들어 6.15%로 대출받은 고객의 경우 현재 5.35%인 CD금리가 5.25%로 하락하면 대출금리도 6.10%로 떨어진다. 옵션 계약이 만료되면 변동금리부 대출로 전환되고 옵션 수수료가 면제돼 금리인하 효과가 발생한다. 우리은행은 입주자 안심론에 대한 시장 반응을 지켜본 뒤 금리상한 대출을 중도금대출과 일반 주택담보대출로 확대할 예정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이 같은 금리 상한 대출상품을 곧 개발, 이르면 10월께 출시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별도의 금리상한 상품이 아니라 기존 주택담보대출 상품에 고객이 금리상한을 설정할 수 있는 옵션을 부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10월부터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하나은행은 올 5월 국내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금리 상한을 둔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이자 안전지대론’을 내놓고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금리는 3개월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상품보다 0.1%포인트 높은 6.75~7.45%이며, CD 금리가 하락하면 1%포인트까지 대출 금리가 내려간다. 대출 금리는 계약 시점의 CD 금리에 1.4~2.1%포인트의 가산금리 추가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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