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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전남 영암군 금정면 활성산(498m) 정상에 오르니 '슉 슉 슉' 바람을 가르며 돌아가는 블레이드(날개)가 보는 이를 압도했다.
660만㎡(200만평) 규모의 광활한 초원에는 대규모 풍력발전단지가 조성되고 있었다. 이곳에는 2㎿급 풍력발전기 20기가 세워진다. 발전단지가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 연간 2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7만2,000㎿h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이미 19기가 건설을 마쳤으며 마지막 1기를 세우는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날개 길이가 46m에 이르는 블레이드를 실은 대형 트럭이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는 모습이 눈에 띈다.
발전단지의 준공 예정일은 다음달 10일. 설치가 마무리된 발전설비는 이미 시운전이 한창이었다.
풍력발전단지 공사를 담당하는 대명GEC의 박영현 현장소장은 "바람이 부는 방향에 맞춰 기계가 제대로 움직이는 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풍력분야 전문기업인 대명GEC는 국내 유일의 풍력분야 EPCM(설계·구매·시공·운영을 총괄해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풍력산업)에 도전하는 회사다. 대명GEC는 영암풍력발전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발전단지가 자리한 활성산은 지리적으로 풍력발전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연간 평균풍속이 초속 6.2m에 달해 사업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한 전력은 모두 한전 영암변전소에 공급된다.
활성산은 90년대 말까지만 하더라도 대관령 삼양목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두번째 규모의 서광목장이었다.
하지만 서광목장은 1998년 외환위기 때 모기업인 서광그룹의 부도로 운영이 중단됐다. 2004년 말 서울의 한 기업에 인수돼 골프장 등 위락시설 건설이 추진됐으나 사업이 좌초됐고, 대명GEC가 부지를 인수해 올해 3월부터 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시작했다.
드넓은 초지와 아름다운 풍광으로 TV드라마 '주몽'과 '로드넘버원', '근초고왕' 등의 촬영지로 활용되기도 했다. 정상에 올라서니 국립공원 월출산이 코앞에 있고 무등산과 나주 금성산도 손에 잡힐 듯이 한눈에 들어왔다.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서면서 지역경제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대명GEC는 풍력발전 외에도 이미 조성돼 있는 초지를 활용해 승마장이나 오토캠핑장 등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 세계 주요 풍력발전단지를 돌아보며 벤치마킹을 추진하고 있다.
관광객들의 방문도 벌써부터 줄을 이으면서 영암군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김영일 영암군 지역경제과장은 "오랜 기간 방치돼 있던 목장 부지에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서면서 지역경제 전반에 활력을 주고 있다"며 "지역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