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글로벌 투자 공식은 '조인트벤처'

현지 노하우 활용할 수 있고 판매처 확보 등 안정성 높아
이노베이션·케미칼·SKC 등 합작 법인 만들어 시장 공략


SK그룹이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전략으로 조인트벤처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술 및 판매처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데다 불확실성으로 인한 투자 실패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외부에 공개한 3건의 해외 투자를 모두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우선 지난 4월22일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진출을 위해 베이징자동차그룹 및 베이징전공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세 회사는 이르면 6월 말까지 합작법인을 출범시킨 뒤 배터리 팩 생산을 시작한다. 합작법인이 출범하면 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자동차그룹이라는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에 앞서 올 1월에도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인 콘티넨탈과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SK-콘티넨탈 이모션'을 설립하기도 했다. 전기차 배터리 해외 시장 공략을 모두 합작을 통해 추진하는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종합화학도 올해 초 시노펙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SK종합화학은 상반기 내에 합작법인을 출범하고 약 6,800억원을 시노펙과 50대50 비율로 투자해 부탄디올 플랜트를 짓는다.

SK케미칼도 신사업 추진 방법으로 인수나 직접 진출보다 합작을 선택했다. SK케미칼은 2월 일본의 화학업체 데이진과 손잡고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합작회사 지분은 SK케미칼이 66%, 데이진이 34%를 보유하게 되며 기업결합 신고가 마무리되는 올해 7월 말 공식 발족하게 된다.

SKC역시 지난달 일본 고기능성 소재 기업인 도요보에 중국 페트필름 공장 지분 투자를 받기로 했으며 SK플래닛도 터키 도우슈그룹과 함께 터키에서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시작한다.

업계에서는 SK가 회장 부재 상황에서 안정 경영 기조로 운영방침이 바뀌면서 대규모 직접 인수합병 투자보다는 계열사별 합작투자에 전략 방점을 찍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SK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경우 외국 기업 지분 제한 등의 규정을 맞추려는 의도도 있지만 합작 투자를 하면 현지 시장을 잘아는 파트너의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데다 기술 개발에 유리하다"며 "무엇보다 직접 투자에 따르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근에는 SK외 기업들도 해외 시장에서 리스크를 줄이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으로 합작투자 설립에 나서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이달 중동지역의 플랜트 건설 기업인 아랍텍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안정적인 플랜트 시공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과거에는 주로 수주를 따내기 위한 목적으로만 합작법인을 세웠지만 지난해부터 해외시장경쟁력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조인트벤처를 추진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