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푼 두 푼 모은 사랑… 돼지저금통 꽉 채웠죠

80대 기부천사 송명배 할아버지
1년6개월간 모은 동전 10만원
"어려운 이웃에 써달라" 전달
"남 위해 사는 것이 나 위한 것"

1년 6개월 동안 모은 동전 10만원어치가 든 돼지저금통을 지난달 18일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송명배(81·오른쪽) 할아버지와 부인 장정순 할머니(77). /=연합뉴스

1년 6개월 동안 모은 동전 10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 80대 할아버지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커다란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기 포천시 군내면의 송명배(81·사진) 할아버지.

그는 마을에서는 이미 유명한 '기부천사'로 통한다. 지난 20여년 동안 틈날 때마다 마을을 돌아다니며 독거노인들의 집을 방문해 혼자서 외롭게 지내지 않도록 인근 양로원을 안내해주며 살뜰히 챙겼다.

또 생활이 여의치 않은 집에 보내달라며 면사무소에 쌀을 꾸준히 기부해왔다.

그러던 송 할아버지가 지난달 18일 포천체육공원에서 열린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포천방송모금행사에서 1년 6개월 동안 모은 동전 약 10만원어치가 담긴 돼지저금통을 전달했다. 집에서 기르는 소가 새끼를 낳으면 팔아서 일부 생활비로 충당하고 남은 돈을 한 푼 두 푼 모은 것이었다.

'나이 먹어 왜 아직도 힘들게 소를 키우느냐'는 주변의 만류에 소 키우는 일을 그만둘 법도 한데 송 할아버지는 자식들한테 용돈 받지 않고 생활비를 직접 벌겠다는 생각에 운동 삼아 두어 마리 키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할아버지는 다음 기부를 기약하며 벌써 새로운 돼지저금통을 마련했다.

송 할아버지가 이처럼 오랜 시간 꾸준히 기부해온 데는 한국전쟁 당시 부산으로 피란을 갔다가 50일 가까이 송 할아버지에게 음식을 제공해줬던 한 집주인의 온정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특히 할아버지의 나눔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지지해온 아내 장정순(77) 할머니의 응원이 컸다.

송 할아버지는 "남은 인생, 남을 위해 사는 것이 나를 위해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텃밭을 조금 가지고 있는데 눈감기 전에 그 밭을 독거노인과 부모 없는 가여운 어린아이들처럼 갈 곳 없는 사람들이 머무는 공간으로 만드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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