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39% "경영계획 수정" 대기업 46곳 설문…"원화강세 영향 매출·영업익 10%축소"2명중 1명 "하반기 환율 900원대 초반 갈것" 김홍길 기자 what@sed.co.kr 관련기사 "경영여건 악화땐 올 실적 최악 우려" "中만 생각하면 골치 아파요" “기업의 경영환경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불안정합니다. 현 추세가 호전될 것 같지 않아 연초 설정했던 올해 경영목표를 낮출 수밖에 없습니다.” (LG필립스LCD의 한 임원)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 경쟁력이 급속히 약해지는 상황에서 고유가 부담과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 글로벌마켓의 침체 조짐이 겹치자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다투어 경영계획을 수정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일부 대기업들은 “국내에서 버티며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 한계를 이미 넘어섰다”며 “해외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12일 서울경제가 제조ㆍ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국내 46개 대기업 CEO를 대상으로 하반기 경영환경에 대해 긴급 설문 조사한 결과 10명 가운데 4명꼴인 39%(18명)가 ‘하반기부터 경영계획을 수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설문에서 ‘경영계획을 수정할 것이냐’는 물음에 ‘무응답’인 CEO도 13%(6명)에 달해 상황 변화에 따라 경영 계획 및 목표를 수정하는 기업이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경영계획을 수정하겠다고 한 CEO 가운데 90%는 ‘매출 및 영업이익 목표를 10% 축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매출을 10% 축소하겠다’는 응답은 50.0%, ‘영업이익을 10% 축소하겠다’는 응답은 41.6%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굴지의 자동차 업체인 K사 등을 포함한 8.3%의 CEO들은 ‘영업이익을 20% 축소할 것’이라고 답해 대기업들의 환율하락(원화강세) 피해가 지표상 드러난 것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임을 시사했다. 상반기 환율변화가 경영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경영실적 관리에 5~10%가량 영향을 받았다’고 답한 CEO가 60.8%에 달했다. 또 21%는 ‘10~15%가량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15% 이상 치명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대답도 6.5%나 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상장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평균 7~8%선에 불과하다”며 “상반기 환율변동으로 10% 이상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사실상 적자경영 상태로 전락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환율 전망’에서도 CEO 2명 중 1명(56%)꼴로 ‘9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머지 응답자들도 하반기 환율이 ‘940~950원에서 횡보할 것’이라고 답해 국내 CEO 전원이 예외 없이 원화강세 장기화를 예상했다. ‘내수회복 시기’가 언제일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내년 2ㆍ4분기’가 30.4%로 가장 많았고 ‘내년 1ㆍ4분기(23.0%)’, ‘2008년 이후(13.0%)’ 순으로 각각 답했다. 올해 하반기 내수가 회복될 것이라는 응답은 불과 6.4%에 그쳤다. 이는 대부분의 CEO가 현재의 경기악화 상황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등 사실상 경기호전을 기대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입력시간 : 2006/06/14 1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