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미국 경제·금융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15일(현지시간) '금리가 6개의 시장을 뒤흔든다'는 제목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개별 시장에 미칠 영향을 정리했다.
마켓워치는 가장 먼저 주가 변동성의 확대를 꼽았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 시장은 이를 '경제회복'에 대한 연준의 자신감으로 해석해 증시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대로 금리인상을 연기한다면 경제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고 연준에 대한 신뢰 추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했다. 금리를 인상하든, 동결하든지 간에 주가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브루스 매케인 키프라이빗뱅크 최고투자전략가는 "금리인상은 시장에 만연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자신감을 심어주겠지만 효과가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며 "시장은 이내 연준의 다음 결정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채 투매도 예정된 수순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그 폭에 관계없이 국채 매각에 불을 댕길 것"이라고 제임스 코천 웰스파고펀드매니지먼트 최고채권투자전략가는 말했다. 투자자들은 이미 금리인상에 대비해 채권 투자 비중을 줄이고 있으며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2011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신흥국 통화 약세도 점쳐졌다. 달러 표시 자산의 수익률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신흥국에 투자된 유동성이 미국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흥국 통화 가치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이들 국가의 국채 금리는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규모 재정적자로 외부차입에 의존해온 터키·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의 통화가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화와 엔화 약세도 심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등 대형 투자은행의 외환전략가들은 기준금리 인상 시 올해 말까지 달러화 가치가 유로화와 동등한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비둘기파적 메시지를 내놓는다면 달러화 강세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안전자산인 금값의 향방은 성명서의 내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연준이 비둘기파적인 메시지를 내놓을 경우 금값에는 호재이며 금리인상과 함께 매파적 발언이 나올 경우에는 반대의 현상이 예상된다. 원유 가격은 연준의 결정과 관계없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마켓워치는 관측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금리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오르면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 가격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봤으나 최근에는 조달비용 상승으로 인프라 투자와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