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이나 테러 등의 대재해(Catastrophe)에 따른 보험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보험회사들이 주로 발행하는 대재해채권(약칭 Cat bond)의 발행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테러 위험이 끊이지 않는데다, 허리케인 등의 재해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캣 본드의 발행 규모는 지난 97년 10억달러 수준에서 올해 6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캣본드는 허리케인이나 지진, 테러 등으로 인한 재보험회사들의 피해가 일정 규모 이상을 넘어설 경우 채권 투자자들이 투자 원금으로 이를 공동 부담하는 구조다. 투자자들의 부담은 재보험회사들의 손실 규모에 비례한다.
반면 채권 만기까지 특별한 재해가 일어나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은 일반 투자등급 채권 보다 더 높은 이자 소득을 받게 된다. 전통보험 시장의 인수능력을 넘어서는 거대 위험을 자본시장에 전가해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재보험회사와 고수익ㆍ고위험을 쫓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캣 본드의 수요자들은 대부분 헤지펀드들로, 캣 본드의 경우 경제 상황과 별로 연관성이 없어 포트폴리오 분산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이들 투자자들에 매력적인 요인이다.
미국 역사상 가장 피해 규모가 큰 허리케인이었던 지난 92년의 앤드류 때 처음 등장했으며, 최근에는 보험 대상도 다양해져 정유시설의 폭발 등에 대비한 상품도 있다. 골드만삭스의 마이클 밀레트는 “캣 본드는 이제 겨우 시작단계”라며 “현재의 시장 규모는 앞으로 시장 규모의 5%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