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해외 전문가에게 듣는다 뉴욕=권구찬특파원 chans@sed.co.kr 베이징=문성진특파원 hnsj@sed.co.kr 관련기사 노대통령 "실질적 진전 있게 준비하라" "대북송전 카드 부활할까" 최대관심 겉으론 웃지만… 美·中·日속내는 남북통일에 가장 도움되는 정책은? [사설] 정략 정쟁 다 경계해야 할 남북회담 노대통령,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아올까 국정원, 정보 줬나 정보 샜나 국정원장이 대북 특사 '갸우뚱' 비핵화 조치냐 경협 확대냐 '힘겨루기' 노대통령, 경의선 열차 타고 방북? 2000년과 달리 담담한 북한 언론 왜? 김위원장 파격의전 재연할까? '남·북·미·중 4자회담' 징검다리 될까 일방 퍼주기 양상… '윈윈모델' 의제 돼야 비무장지대 '평화공원' 조성방안 거론 남북정상회담 호재, 접경 지역에 가보니… 대기업 대북사업 다시 '만지작' 정상회담發 훈풍에 외국인 컴백? 지자체 벌써부터 관련사업 챙기기 나서 국내 대북문제 전문가 긴급 대담 해외 전문가에게 듣는다 오는 28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2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과 중국은 환영과 지지의 의사를 보내며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이에 미국과 중국에서 한반도 전문가를 각각 만나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와 주문을 들어봤다. 도널드 자고리아 뉴욕 헌터대 교수는 "북한과의 협상을 매우 신중하게 다룰 것"을 주문했고, 진징이 베이징대 조선문화연구소장은 "이번 회담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도널드 자고리아 뉴욕 헌터대 교수 "남북관계 개선에 큰도움 新평화협정 체결해야 " "비핵화·대북 에너지 지원등 사안 北 '실질적 프로그램' 준비 가능성" 도널드 자고리아(79ㆍ사진) 뉴욕 헌터대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북한의 회담 수락은 북한이 남북관계와 핵 문제 등에 대해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준비해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그는 "과거 북한은 여러 차례 실망을 시켜왔다"면서 "북한과의 협상은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고리아 교수는 지난 3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 등 전직 국무부 관료와 북한 전문가가 참석하는 비공개 세미나를 주관하는 등 지금까지 4차례의 북미간 뉴욕 접촉을 주도했다.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소감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북한과의 협상은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북한은 과거 오랫동안 협상상대자를 실망시켜왔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은 분명히 '도움이 되는 진전'이라고 평가한다. -정상회담이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남북관계 개선에 상당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회담에서는 남북한 경제협력을 증진하는 방안과 한반도 비핵화 등 2가지를 논의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미국 정부의 관심은 6자 회담과 한반도 비핵화에 진전이 있기를 기대하겠지만 두가지 모두 중요한 문제이므로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구분할 필요가 없다. 남북교류 및 협력은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시기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는가.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가능한 이야기다. -남북정상회담이 6자 회담이나 한반도비핵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한이 신평화 협정(New Peace Treat)을 체결해야 한다. 한반도는 국제법상 아직도 '전쟁상태'로 남아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한반도의 비핵화도 신평화 협정 체결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북한이 1차 회담 이후 7년이 지난 지금 남북정상회담을 수락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개인적 추측으로는 한가지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남북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 에너지 지원문제, 북미관계 정상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북한이 이들 논의사안에 대해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준비해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북한이 핵 폐기를 위한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고 생각하나.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북한이 완전한 핵 폐기를 결심했는지 여부는 누구도 정확히 예상하기 어려운 문제다.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북한이 핵 폐기를 하는지) 지켜 봐야 할 것이다.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폐기하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아주 어려운 협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핵무기를 포함한 완전한 핵 폐기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수용했고 중유 공급을 대가로 영변 핵 시설의 가동중단에 합의했다. 북한은 핵 폐기로 가는 고무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앞으로 영구적 핵 불능화(disability)의 의사가 있는지를 국제사회가 지켜 봐야 할 것이다. -어떻게 핵 불능화를 확인할 수 있나. ▦IAEA가 확인한다고 했다. 중립적인 국제감시단이 북한의 핵 불능화를 확인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이것이 한반도의 비핵화의 과정이다. -한국 내 일각에서는 12월 대선을 위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시각이 있는데. ▦아니다. 물론 정부와 여당으로서는 성공적인 성과를 기대할 것이지만 단순한 선거용 회담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널드 자고리아는 누구 1928년 미국 뉴저지주 출생. 뉴욕 헌터대 정치학과 교수. 북미간의 접촉 창구인 '뉴욕 채널'을 연결하는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로 통한다. 지난 97년부터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에 가입, 현재 '동북아 안보포럼'의 총괄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컬럼비아대 국제정치학 박사 출신으로 ▦카네기재단 연구원 ▦포드재단 연구원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및 국무부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진징이 베이징대 조선문화연구소 소장 "7년전과는 확연히 다른 실질적 성과 도출할것" "6·15 합의 그대로 실천이 중요 北 '중국식 개혁개방' 안 따를것" 진징이(金景一ㆍ53) 베이징대학 조선문화연구소 소장은 "북한 핵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미국의 대북 강경일변도 정책에 변화가 생기고 있는 상황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은 동북아시아 평화체제 구축에 있어서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며 "2차 남북정상회담은 7년 전 1차 정상회담과 달리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당장 남북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결과를 도출할 수는 없겠지만 북핵 문제의 해결과 평화체제 구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 8ㆍ28 남북 정상회담이 7년 전의 1차 정상회담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2000년 1차 정상회담보다 남북 관계 전반에 걸쳐 전폭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미국의 변화가 주목된다. 결국 남북 문제도 초강국인 미국의 입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는가. 미국 부시 행정부는 대북 강경정책에서 한층 유연해졌고, 특히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부시 대통령의 메시지는 남북 관계의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따라서 8ㆍ28 정상회담은 7년 전 정상회담과 확연히 다른 실체적인 성과를 도출해 낼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주로 어떤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나. ▦정전회담을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북한과 미국이 논의할 문제다. 한국은 정전협상 조인국 아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말할 입장이 아니다. 물론 큰 틀에서의 평화체제에 대한 대화는 오갈 수 있다고 본다. 오히려 주요 의제로 개성공단 등의 남북 경제협력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생각한다. 6ㆍ15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남북철도를 비롯한 남북협력 문제들이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다. 남북관계는 합의가 부족한 것도 아니고, 아이디어가 없는 것도 아니다. 새로운 것보다는 기존에 합의된 것을 하나하나 실천에 옮겨야 한다. 6ㆍ15 합의를 그대로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이번 회담에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는가.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이런 관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환영하고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현재 한국과 북한의 관계가 매우 좋은 상황이고, 그밖의 다른 큰 변수가 없는 만큼 중국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남북관계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남북정상회담이 앞으로 북한의 개혁개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는가. ▦정상회담을 개혁개방과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다. 회담과 개방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한국에서는 북한이 중국식 개혁개방의 길로 갈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데 최근 북한의 태도를 감안하면 현실성이 없다. 거꾸로 계획경제와 집단화를 강화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현실적인 필요 때문에 나름대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기는 하다. 결론적으로 북한은 계획경제의 기본 틀은 그대로 유지한 채 부분적인 융통성을 발휘하는 '북한식 개혁개방'의 길을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북정상회담이 평화체제 구축과 6자 회담, 나아가 동아시아 평화에는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가.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동아시아체제에 있어 하나의 지각변동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거듭 강조하지만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가 있는 가운데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은 남측의 정치적 의도(대통령 선거)가 깔렸다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 평화체제 구축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아울러 남북평화체제 구축과 한반도 비핵화를 한층 앞당길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진징이는 누구 1954년 중국 지린성 출생. 중국 베이징대학 조선문화연구소장. 법학박사로 중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문제 전문가이다. 한국전쟁과 핵 문제 등에 정통하며 한반도 평화와 북한의 개방 등을 연구했다. 저서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기원'에서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 배경을 공산진영과 자유진영의 대립에서 찾았으며 최근 "북한의 개방이 계획경제와 집단화를 유지한 채 제한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입력시간 : 2007/08/09 1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