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회계연도에 경영실적이 좋았던 일부 중소형 생보사들이 후순위차입금을 대폭 줄여 재무건전성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은 지급여력비율을 높이기 위해 계열사 등으로부터 만기가 5년이 넘는 후순위차입금을 빌리는데 이 차입금은 이자가 연 10% 안팎으로 높아 보험사 경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15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SKㆍ신한ㆍ동양생명 등 3사의 지난 3월 말 후순위차입금 규모는 모두 3,820억원으로 지난해 3월 말 5,520억원에 비해 1,700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생명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어 이자부담이 큰 후순위차입금 중 일부를 조기 상환했다“며 “이른 시일 내에 나머지 차입금을 모두 갚아 고금리 부담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별로는 3월 결산에서 9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벌어들인 신한생명이 지난해 3월 말 현재 1,570억원이었던 후순위 차입금을 올 3월 말 현재 920억원으로 650억원이나 줄였다. SK생명도 같은 기간 2,150억원에서 1,600억원으로 줄였으며 동양생명도 지난해 3월 1,800억원이었던 후순위차입금 중 200억원을 조기 상환하고 300억원은 자본금으로 전환했다.
반면 금호생명은 3월 말 책임준비금 적립비율 상향 조정에 따른 지급여력비율 하락을 막기 위해 2003회계연도에 후순위차입금을 300억원 늘리면서 1,430억원으로 증가했다.
박태준기자 june@sed.co.kr
★후순위차입금은 회사가 파산할 경우 일반 차입금을 먼저 상환한 후 변제하는 차입금으로 보험사의 후순위차입금은 일정기간 동안 자본금과 같은 것으로 인정돼 지급여력비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