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세계은행과 블룸버그 통신을 상대로 명예회복에 나섰다.한은이 파생금융상품에 투자해 50억~150억달러를 날렸다는 세계은행 보고서와 이를 확인과정없이 보도한 블룸버그 통신 때문에 위신이 추락했다는 판단에 따른 대응조치다.
8일 오전 한은이 발칵 뒤집혔다. 「세계적인 경제전문통신사」인 블룸버그가 세계은행 보고서를 인용, 워싱턴발로 전세계에 타전한 「한국은행의 거액 파생상품 투자손실」 보도의 내용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은은 즉각 해명에 나서 『보유외화자산은 안전성과 유동성에 최우선을 두고 미국 등 주요국 국채매입에 운용중으로 파생금융상품에 투자하지 않고 있으며 보도내용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우선 세계은행에 이날자로 공식 항의했다.
한은은 세계은행 보고서가 「한국의 은행(BANK OF KOREA)」과 「한국은행(THE BANK OF KOREA)」을 착각했거나 한은이 지난 97년 외환위기 당시 환율방어에 거액을 투입해 날렸다는 세계은행 보고서의 내용을 블룸버그가 파생상품 투자손실로 보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은 신현철 국제부장은 『어처구니 없다』고 말했다.
한은은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고 있다. 전철환 한은 총재는 『이번 보도로 손상된 국제적 신인도 회복을 위해서도 강력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소송이 진행되고 한은과 세계은행, 블룸버그 통신이 법정싸움이 벌어질까 주목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외환위기 당시 한국 상황을 확대 보도했다는 일부 오해 때문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사람도 많다. /권홍우 기자 HONG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