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년 이상 가입한 적립식펀드에 대해 배당소득세 감면, 비과세나 소득공제 등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적립식펀드 세제혜택은 매년 세제개편 때마다 언급돼왔으나 세수 감소 등의 이유로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등 미국발 금융불안으로 인해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국내 투자기반 확대를 위해서 세제혜택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 많아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17일 전광우 금융위 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에서 “투자심리 안정 및 안정적 유가증권 수요확충을 위해 장기보유 주식, 채권형펀드에 대한 세제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장기 투자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방안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실무선에서 재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부 관계자도 “현재 결정된 것은 없고 여러 안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장기 적립식펀드 세제혜택은 증권업협회 등에서 지난 2005년 이후 지속적으로 건의해왔으나 세수 감소 등의 이유로 성사되지 않았다. 현재 적립식펀드의 경우 장기주택마련펀드만 배당소득 비과세, 소득공제 등의 혜택이 주어지고 있고 일반 주식, 채권형펀드에는 아무런 세금 우대가 없다. 세금 감면과 혜택 부여시 세부 사항은 논의 과정을 거쳐 결정될 사안이나 업계에서는 장기 기간은 최소 3년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이 펀드를 통하지 않고 주식 장기 보유시 배당소득을 공제해주고 있는데 최소 보유 기간이 올해 1년, 내년부터 3년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장기 적립식펀드에 대해 배당소득 비과세ㆍ감면과 소득공제 중 하나를 부여할지 아니면 둘 다 부여할지도 관심이다. 배당소득은 이익금을 기준으로, 소득공제는 불입금을 기준으로 매긴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배당소득과 소득공제 모두 적용되는 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만약 하나만 택한다면 현재처럼 주식 값이 등락장세를 거듭할 때는 불입금 기준으로 소득공제를 적용하는 것이 증시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간은 3년 이상으로 하고 소득공제와 배당소득 감면ㆍ비과세 등 두 가지 우대 혜택이 함께 적용되면 시장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가급적 빨리 하는 것이 좋지만 재정부와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세제 혜택 여부와 시기ㆍ방법 등은 좀더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