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되고 있는 불황으로 내수가 좀처럼 살아날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의류업체마다 재활용성 의류수선 요구가 급증하고있다.
이는 불황으로 가계여건이 어려워지자 의류를 새로 구입하기 보다는 치수나 일부 디자인 등을 수선해 다시 입는 `알뜰 소비족'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의류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선의뢰 건수가 매년 약 15%씩 늘어난 데 이어 올들어 상반기에만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불황기에는 갖고 있는 옷을 고쳐서 다시 입으려는 소비자들이 늘기 때문에 수선의뢰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면서 "유행을 크게 타지 않는 옷들은 치수만 약간 고치면 얼마든지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남성복 등에서 수선요구가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G패션도 마에스트로와 닥스를 비롯한 전체 브랜드에서 올들어 지난 7월까지 접수된 수선의뢰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증가했다.
남성복뿐 아니라 여성복 부문에서도 이같은 추세는 확산되고 있다.
이랜드의 경우 `로엠'과 `더데이', `투미' 등 여성 캐주얼 브랜드 3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 고객상담실에 접수된 수선요구 건수는 작년 상반기보다 15% 증가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의 치수를 고쳐달라는 요구가 많지만 낡은옷을 다시 입으려고 수선해달라는 경우도 상당수에 달한다"고 전했다.
여성란제리 브랜드 `비너스'를 판매하는 신영와코루는 브래지어 등을 비롯한 제품 수선요구가 올들어 지난 7월까지 약 4천건이 접수돼 작년 같은 기간의 2천800건보다 42.9%나 늘었다.
`비비안'의 남영L&F의 경우 지난해 월평균 수선의뢰 건수가 4천800여건으로 전년대비 22% 증가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월평균 5천900여건이 접수돼 22.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남영L&F는 이처럼 소비자들의 수선요구가 늘자 작년 6월부터 서울과 대구, 광주등에 속옷 수선 센터를 개설해 제품을 무료로 수선해주고 있다.
남영L&F의 남상철 상무는 "경기 침체에 따라 고객들의 소비행태가 합리적으로변화하면서 수선서비스 의뢰건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