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벌써부터 거센 도전 직면

인도 뭄바이 대형 테러… 뉴욕서도 알 카에다 공격 첩보…
"테러망 뿌리뽑기 위해 전세계와 협력" 천명
FBI, 지하철역 순찰 강화등 예비 경계태세
전문가들 "美 정권교체기 노려 경고 메시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이전부터 국제테러단체들로부터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오바마 당선인에 대한 국제 테러집단의 시험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인도 뭄바이에서 대형 테러사건이 터지고 미국 뉴욕에서도 추수감사절 연휴(27~30일)를 앞두고 알 카에다의 테러 공격이 예상된다는 첩보로 테러 예비 경계태세가 발령됐다. 인도 금융의 중심지인 뭄바이에서는 26일 밤 10시 30분(현지시간) 총기와 수류탄 등을 이용한 테러가 호텔과 역사, 병원 등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발생해 101명이 사망하고 900여명이 부상했다. 외국인으로는 일본인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으며 최대 40명의 서방인들이 인질로 잡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인 26명은 타지마할 호텔에 갇혀 있다가 무사히 현장을 빠져 나왔다. 테러가 발생한 직후 자신들을'데칸 무자헤딘'으로 부르는 한 이슬람 단체가 이번 일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인도 경찰에 따르면 이번 테러는 뭄바이 남부에 위치한 차하트라파티 시바지 철도역 대합실 등에 여러 명의 괴한들이 난입해 AK-47 소총을 난사하고 수류탄을 투척하면서 발생했다. 이어 뭄바이 최대 번화가인 콜라바-나리만 포인트 지구에 위치한 5성급인 타지마할 호텔과 트라이던트(옛이름 오베로이) 호텔을 비롯해 마즈가온 지하철 역사, 크로퍼드 시장, 카마 병원, 유명 식당 등에서도 무차별적으로 총격과 폭발음이 들렸다. 인도 경찰은 뭄바이 시내 전역에 경계령을 발령하고 테러범 진압에 나서고 있으며 군 병력도 투입됐다. 진압과정에서 경찰 11명이 숨졌으며, 경찰은 4명의 테러범을 사살하고 9명을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사회는 이번 테러를 강력히 비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테러망을 뿌리뽑기 위해 인도 및 전 세계 국가들과 협력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이번 연쇄 테러 사건은 강력한 대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 연방수사국(FBI)은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지난 9월말 뉴욕 지하철을 대상으로 한 테러 공격 방안을 논의했다는 내용의 내고 보고서에 따라 26일자로 경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FBI는 추수감사절 연휴에 테러가 현실화 될 수도 있다고 보고 뉴욕시와 합세해 지하철역과 철도의 순찰을 강화하는 등 예비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이번 테러가 미국의 정권교체기를 노려 사전에 치밀한 모의를 거쳐 서방국가들을 겨냥해 감행됐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오바마 당선인이 정책 방향을 채 결정하기 전에 미국 등에 일정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자신들의 존재를 부각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도 대선 유세 기간인 지난 10월 오바마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6개월 이내에 테러 등 위기 대처 능력에 대한 시험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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