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거래價 현물價 추월…128메가 4달러 넘어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주요 거래선에 고정적으로 공급하는 D램 고정거래가격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보다 비싸지는 'D램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공급부족에 따른 것이어서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지난해 12월 이후 이달 초까지 5차례에 걸쳐 고정거래처에 대한 D램 공급가를 잇따라 올리면서 고정거래가격이 현물가격을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대형 PC업체 등 주요 거래선에 대한 공급가격을 20% 이상 인상, 128메가SD램 기준으로 개당 평균 가격이 4달러에서 최고 4.5달러에 달해 지난 12일 현재 3.55~4.00달러(평균가 3.69달러) 수준인 현물가(북미시장 기준)를 뛰어 넘었다.
하이닉스도 이달 초 IBM 등 핵심 거래처에 대한 128메가D램 고정 가격이 4달러를 찍어 현물가를 웃돌기 시작했다.
반도체 현물가와 고정거래가격이 역전한 것은 PC와 휴대단말기 제조업체 등 주요 거래처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장기적으로 공급이 빠듯해질 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주요 거래처들이 현물가 이상의 가격인상에 합의한데 따른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가격 상승기에 고정거래가가 현물가를 넘어섰다는 것은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아 장기적으로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됐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가격전망에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고 설명했다.
김영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