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의 경제효과, 대통령도 모른다”는 본지 기사(2월16일자 5면)에 정부가 국정브리핑 등을 통해 “수년간 심층적ㆍ다각적 연구를 해왔다”며 “기사가 사실과 너무 달라 일반독자를 호도할 우려가 있다”고 반박했다.
정부의 반론을 보면 “정확한 경제효과를 경제부총리뿐 아니라 대통령도 모른다”는 본지 기사의 요지는 외면하면서 “경제효과를 알 수 있는 연구가 하나뿐”이라는 지적을 무너뜨리는 데 주력했다. 그러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국가적 대사를 눈앞에 둔 연구치고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연구 목록들을 제시했다. 한달간 시리즈를 기획ㆍ취재한 본지가 이미 확인한 이들 연구물은 그 면면을 잘 뜯어보면 “심층적ㆍ다각적”이라는 정부 설명의 한계를 단숨에 알 수 있다.
10여건의 연구 중 생산ㆍ고용ㆍ성장 등 거시경제 전반을 비롯, 농업ㆍ서비스업 등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 전반을 분석한 보고서는 본지에서 언급한 것(대외경제정책연구원 보고서)이 유일하다. 나머지는 관련이 적거나 하나뿐인 보고서의 하위 부문이 된 연구들이다.
그럼 미국은 어떨까. 한미 FTA가 주는 경제효과를 설명한 종합보고서가 4개 있다. 서로 결과가 다른 4개 보고서는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분석의 토대를 정부뿐 아니라 기업ㆍ언론ㆍ시민단체 등에 제공, 국민이 그 내용을 자세히 알 수 있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이 이제 국민적 의문에 답할 차례다. 정부의 연구가 충분했다면 그 결과를 놓고 한미 FTA의 경제효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된다.
FTA를 할 때와 안할 때, 어떻게ㆍ얼마나 더 국익에 보탬이 되는지,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각 부문별로 정확히 이익은 무엇이고 손해는 무엇인지, 이에 대비하기 위한 우리의 협상전략과 내부적 준비는 무엇이 돼야 하는지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한미 FTA가 대통령이 눈뜨면 강조하는 양극화 문제, 복지문제에 미칠 영향도 궁금하다.
국민적 관심사를 향한 언론의 지적에 고위층 눈치보기에 급급한 반론보다는 우리의 부족한 점에 대한 정확한 현실인식과 대응전략 준비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