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서민본부' 시작부터 삐걱

외부인사들 참여 고사…출범 내주로 미뤄

열린우리당의 ‘서민경제회복지원본부’ 출범이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김근태 당 의장이 취임일성으로 ‘서민경제 회복’을 내세우면서 당 의장 직속기구로 민생경제 회복 프로그램을 도맡아 추진할 ‘핵심기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핵심기구 간판얼굴로 선뜻 나서겠다는 인물이 없어 걱정이다. 이계안 당 의장 비서실장 등 여러 의원들이 거물급 경영인을 중심으로 접촉에 나섰지만 개인적인 사정을 들어 대부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5ㆍ31 지방선거에서 당 후보로 출마했던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과 오영교 전 행자부 장관도 김 의장의 간곡한 권유를 뿌리쳤다는 후문이다. 진 전 장관의 대변인이었던 이기우 의원은 “당이 잘 되면 누구나 오려고 하는 것 아니냐”며 “정치권이 아닌 사람들은 바로 당에 들어가 역할을 하는 게 시기적으로 결심하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도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의장은 21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오늘부터 추진본부 중심으로 회의를 할 계획이었는데 이런저런 난관이 있다”며 “참여를 기대했던 민간위원들이 정치권에 발을 담그는 데 부담을 가지고 있어 문제의식에 동의한 분들이 많지만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주 내 매듭 지어 다음 주부터 본격 출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외부인사 영입이 어렵게 되자 당내 일각에서는 외부인사에게 추진본부장을 맡기자는 계획을 수정하자는 주장과 추진 본부의 성격을 의장 자문기구로 조정하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추진본부의 역할과 위상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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