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광풍' 中, 위장결혼에 이혼 후 동거까지…

중국이 최근 눈만 뜨면 치솟는 ‘부동산 광풍’에 입주권을 얻기 위한 위장결혼과 이혼, 이혼 후 동거가 횡행하고 있다. 13일 중국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국 부동산 가격 주택평균가격은 1㎡에 4,474위안(약 73만5,000원)으로 전년 보다 25.1% 올라 10년이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베이징(北京)의 평균 중고 주택가는 1㎡에 1만9,790위안(약 325만1,000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5%나 상승했다. 상승률은 더욱 가팔라져 이달 들어 2만5,331위안(약 416만1,000원)으로 전달보다 28% 급등한 상태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혼한 남녀들이 헤어지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한 집에 사는‘이혼 후 동거’사례도 늘고 있다. 전국여성연합회와 중국사회공작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한 남녀 가운데 10% 이상이 주택난 때문에 이혼 후 동거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한 남녀들이 집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한 집에서 따로따로 방 한 칸씩을 차지해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또 결혼직전 아파트를 공동으로 구매한 남녀들이 1년 만에 성격차이로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었지만 주택가격이 고공행진을 하자 당장 팔면 손해가 날것을 우려해 동거생활을 유지하는 경우도 흔했다. 한편 지난해 말 국제 관광섬 개발 소식으로 부동산 투기광풍이 불었던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에는 최근 저소득층에게 배정하는‘서민주택’분양권을 확보하기 위해 위장결혼과 거짓이혼이 속출하고 있다. 이달 초 하이난다오의 싼야(三亞)시가 올해 공급할 보장성 서민주택에 대한 분양신청을 받기 시작한 이후 혼인 신청 대열에는 휠체어를 타고 온 중풍 환자에서부터 80세 노인 등 한 눈에도 위장 결혼임을 느낄 정도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부동산업자들은“서민 주택을 배정받으려면 싼야의 호구(戶口)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외지인들은 수수료를 주고 현지인들과 위장 결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반대로 부부 모두 싼야 호구가 있고 5년 이상 거주해 모두 서민 주택을 배정받을 수 있는 조건의 부부들은 위장이혼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혼 후 부부가 각자 신청하면 2채의 집을 장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가격 급등에 따른 사회문제가 심화되자 결국 중국 감독당국은 한국식 대출규제에 나서고 있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는 12일 주택 보유자가 추가로 집을 살 경우 대출금을 전체 구입비용의 50% 이하에서 40%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주택 구입자가 중도금 완납 때까지 지급해야 하는‘자기 돈’도 구입자금의 50% 이하에서 60% 이하로 높이기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들이 고삐 풀린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선 아무도 낙관하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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