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 등 5개 남유럽 국가의 주요 은행들이 올해 갚아야 할 채권 규모가 1,00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2일 자체 조사를 통해 "남유럽 24개 은행들의 올해 만기 채권 규모가 1,220억 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규모는 2,710억 달러, 2012년은 2,300억 달러"라고 덧붙였다.
남유럽 소속 은행들 중 이탈리아의 인테사산파올로의 올해 만기 채권 규모가 280억 달러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유니크레딧이 210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스페인 최대 은행 산탄데르의 만기 채권은 185억 달러에 이른다.
특히 5개국 가운데 이탈리아 은행들의 올해 만기 채권 규모는 총 690억에 달해 그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개국에 만기 도래하는 채권의 절반을 넘는 수치이다.
크레딧아그리콜CIB의 피터 챗웰 고정자산투자매니저는 "유럽 국채 시장에 여전히 검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막대한 만기 채권 규모에도 불구하고 이들 은행들이 대체로 제때 상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BNP 파리바 런던지부의 에드워드 스티븐슨 유럽 채권 담당자는 "투자자들은 아일랜드나 스페인 은행등을 아직 염려하고 있지만 대체로 유럽 채권 시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페인의 산탄데르는 지난 주 스트레스테스트 이후 비록 유럽 재정 위기 이전의 두 배에 달하는 수익률이기는 하지만 어렵사리 국채 발행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