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리타發 인플레’ 현실화 우려

멕시코만 강타 전망에 에너지위기 불안감 고조
3대 물가지수 급등속 이달엔 오름폭 더 커질듯

최상급 허리케인으로 발전한 ‘리타’가 정유시설이 대거 몰려 있는 멕시코만을 강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원유 및 정유 수급 차질에 따른 에너지 위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에너지 가격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켜 미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너지 위기 불안감 고조= 원유생산 및 정제시설 가동중단과 인력부족에 따른 에너지 위기가 또 다시 엄습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 광물관리국(MMS)은 현재 멕시코만의 일일 생산량의 73%에 해당하는 110만 배럴의 원유가 생산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천연가스 역시 47%에 달하는 47억1,300만 입방피트의 생산이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리타의 영향으로 마비됐다. 또 이 일대 819곳의 유인 플랫폼 가운데 469곳, 134곳의 석유시추 시설 중 69곳에 대해 소개령이 내려졌다. 리타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여 있는 텍사스주에는 26개 정유시설이 있고 이중 18개가 멕시코만 지역에 위치해 있는데 이는 카트리나 피해를 입었던 정유시설의 2배에 이르는 규모다. 이날 에너지정보청(EIA)의 가이 카루소 청장은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허리케인 리타로 텍사스 지역의 18개 정유시설이 위협 받고 있으며 이는 멕시코만 정유 능력에 상당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지난달 29일 카트리나 피해 이후 갤런당 3.07달러까지 상승한 휘발유 평균가격이 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카메론 하노버의 피터 부텔 분석가는 “리타가 최악의 시기에 가장 취약한 지역을 통과하고 있다”며 “리타의 피해가 예상보다 클 경우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상승 압력 확연= 올 들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3월 0.6%를 정점으로 5월에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6월에는 변동이 없었지만 8월에는 전월 대비 0.5%나 상승했다. 지난달의 경우 생산자물가지수(PPI)도 0.6%나 급등해 15년래 최고를 기록했다. 고유가 파장으로 수입물가도 1.3%나 크게 올라 5개월래 최고를 나타냈다. 지난달 이들 3대 물가지수의 경우 카트리나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카트리나와 함께 리타의 경제적 피해가 지표에 본격 반영되는 9월에는 물가상승률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월가(街)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8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통해 카트리나 충격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억제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금융시장에서는 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리타의 메가톤급 충격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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