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나타난 높은 변동성의 핵심은 차익 실현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2008년 말부터 시행했던 양적완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엔화와 채권, 그리고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최근 금융시장 안정에 자신감을 얻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출구전략 논의에 화두를 던지면서 미국계 자금은 금융시장에서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섰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로존 재정 위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산시장에서 한쪽으로 과도하게 쏠렸던 자금이 정상을 찾아가는 셈이다. 일본 엔화는 아베노믹스 효과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됐고 미국 국채금리는 출구전략 논쟁이 시작되면서 2차 양적완화가 시작됐던 2010년 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출구전략이 단행될 경우 차익 실현 과정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이 주식인데 실상 미국의 다우지수는 1.4%밖에 하락하지 않았다. 6월 한 달만 본다면 미국 시장에서는 채권보다 주식이 더 안전자산의 역할을 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주식의 차익 실현은 브릭스ㆍ아세안ㆍ남유럽 등 재정 취약 국가에서 이뤄졌다. 우리의 관심은 주가의 버블이 깨지는 주가의 정상화 과정이 있을 것인가에 있다.
주식은 양적완화 과정에서 미래에 회복될 경기를 반영해 실적보다 앞서간 면이 있기 때문에 조정 과정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동성 효과 이후에 나타나는 경기 회복 효과가 본격화될 경우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은 줄어들기 때문에 추세적으로 주가는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양적완화 과정에서 실질적인 펀더멘털 향상이 없는 가운데 주가가 상대적으로 앞서간 아세안 국가들의 주가와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으로 경쟁력이 약화된 원자재의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자금 유출의 피해가 예상된다.
글로벌 위기로 야기됐던 유동성의 극단적 쏠림 현상이 정상화되는 과정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후에는 미국이 경기 회복세를 끌면서 펀더멘털이 지배하는 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는 미국이 이끈다는 점에서 미국향 노출도가 높은 기업의 이익 수혜가 클 것이다. 미국에서 셰일가스와 셰일오일이 생산되면서 세계는 공급 과잉에 봉착했다. 당분간 각국은 공급 과잉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산업 구조조정과 병행해 수요 촉진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정부 수요 촉진 정책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소비주 투자가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