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와 고용부진에도 불구하고 올해 미국 소비자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소비를 작년보다 4.5%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는 백화점보다 할인점, 보석류의 값비싼 선물보다는 DVD나 비디오게임을 선호하는 ‘알뜰족’이 많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전미소매협회(NRF)가 미국인 7,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인들은 올 크리스마스 시즌에 작년보다 30달러 가량 늘어난 1인당 평균 702.03달러를 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쇼핑장소를 선택할 때 중요한 변수가 ‘가격’이라고 답한 사람이 41%로 ‘상품선택의 다양성’을 꼽은 20%보다 많아 소비자들이 가격에 예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받고 싶은 선물로는 CD, DVD, 액세서리 등 중저가 제품이 절대적으로 많았다. 국제쇼핑센터협회(ICSC)의 마이클 니미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말 소비증가세는 고유가에 영향을 받지 않는 부유층이 이끈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미국 쇼핑경기가 전반적으로 풀리는 징조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크리스마스 시즌이 최대 성수기인 완구업체들은 올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전통적인 완구보다는 비디오게임과 컴퓨터관련용품을 선호하는데다 중국산 장난감을 저가에 판매하는 할인점들이 인기를 끌면서 기존 완구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바비인형으로 유명한 마텔은 지난 3ㆍ4분기 바비인형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가 줄었다고 발표했고, 독일 최대 완구업체인 레고도 21일 켈드 키르크 크리스탄센 최고경영자(CEO)가 경영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레고는 올해 세전손실이 3,400만~6,8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