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 열쇠인 밥캣의 '프리 IPO(상장 전 투자유치)' 성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두산은 예비투자자 요구를 반영해 안전장치를 강화하고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매각까지 수용했다. 하지만 상당수 연기금 등이 두산그룹에 불신을 표해 밥캣의 프리 IPO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밥캣홀딩스(DIBH·밥캣홀딩스)의 프리 IPO를 유치한 한화자산운용은 최근 거래 구조를 변경, 프리IPO에 참여하는 재무적투자자(FI)가 두산인프라코어의 밥캣홀딩스 지분을 매각할 수 있게 보장했다.
두산그룹은 IPO 구조 변경과 더불어 'DICC 리스크' 진화에도 나섰다. IMM 프라비잇에쿼티(PE)·미래에셋PE 등 DICC의 FI들이 동반매도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해 DICC 지분 100%를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에 두산이 적극 협조키로 선회한 것이다.
두산그룹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외부 자금 수혈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투자자인 국민연금을 비롯해 상당수 연기금이 DICC 투자 손실을 이유로 두산이 추진하는 밥캣 프리 IPO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더욱이 산업은행이 두산의 밥캣 인수 당시 인수금융을 주선한 바 있어 프리IPO 참여가 불가능하고 공제회의 맏형 격인 교직원공제회도 두산에 대한 기존 투자 규모가 커 밥캣 투자를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연기금이 DICC 투자로 상당한 손실을 입으면서두산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 며 "8,000억원에 달하는 프리IPO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