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네티즌 펀딩 신화`의 주인공이면서 인터넷 광고 사이트 `보물찾기`로 유명세를 떨쳤던 이진성 전 인츠닷컴 사장(37). 인터넷 거품 붕괴와 함께 무대 뒤로 물러났던 그는 여전히 대표적인 닷컴 1세대 대표주자로 회자되곤 한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회사를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빌린 수십억원의 채무를 갚지 못해 지난 해 구속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던 그는 지금은 탤런트 출신의 아내 이지은씨와 작은 `머리방`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부부가 압구정동에 차린 어린이 전용 머리방 `지아모(知兒母)`는 이름 그대로 `아이와 엄마의 마음을 잘 아는 공간`을 표방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도사`로 불렸던 이 전사장의 손길이 지아모의 홈페이지(www.jiamo.co.kr) 곳곳에 묻어 있어 네이버 머리방 카테고리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집행유예로 풀려 나와 장고 끝에 생각해 낸 사업 아이템인 어린이 전용 머리방 `지아모`는 이 전사장에게는 재도약의 발판이기도 하다. 그가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분야는 바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엔젤 사업`. 지아모를 발판으로 어린이 미용용품 유통사업에 진출한다는 게 1차적인 그의 사업 구상이다. 더 나아가 현재 외국제품 일색인 어린이용 미용용품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내년께 천연재료를 사용한 어린이 전용 미용용품을 제조할 수 있는 기반도 다질 계획이다.
“엔젤 사업의 범위는 무궁무진합니다. 특히 최근 낮은 출생률로 자식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는 만큼 제대로 된 상품을 만들어 내면 충분히 승산이 있지요.” 특히 27개월인 아들 호준이를 키우면서 어린이 전용 시설이나 제품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맞닥뜨리며 사업의 잠재력을 확신했다고 이들 부부는 입을 모은다.
그 동안 겪었던 마음 고생에 대해 부인 이지은씨는 “남편이 6개월여 구치소에 수감돼 있으면서 떨어져 있는 아픔도 컸지만 무엇보다 남편이 회사 돈을 횡령한 것으로 오해 받는 현실이 힘들었다”고 털어 놓았다.
한편 인터넷 1세대 주자로서 이 전사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인터넷 산업이 격동의 세월을 겪으면서 살아남은 기업도 있고 사라진 기업도 있지만 그 모두가 현재의 인터넷 비즈니스가 자리를 잡는 데 밑거름이 됐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달라”며 뼈 아픈 주문을 했다.
<정민정기자 jmin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