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물을 끓일 수 있어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자주 사용하는 전기주전자의 가격이 제품에 따라 크게 차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테팔과 드롱기 등 일부 수입품은 국산과 성능이 비슷한데도 가격은 4배 이상 비쌌다.
한국소비자원(원장 김영신)은 30일 시판 중인 19개 무선 전기주전자의 성능과 가격을 비교한 `K-컨슈머리포트 4호`를 발표했다.
이번 컨슈머리포트는 비슷한 성능에도 '브랜드 이름값' 때문에 턱없이 가격을 높게 부르는 제품들을 꼬집었다.
플라스틱 재질 제품군에서는 테팔이 지적 대상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6만3,7000원에 팔리는 테팔의 KO410은 보온이나 알람기능 등을 자랑했으나 비슷한 성능에 동일한 재질로 만들어진 보국전자의 BKK-127보다 가격이 4.6배나 비쌌다. 테팔과 유사한 추가기능을 보유한 셰프라인의 ERWK-108은 18,800원으로 3분의 1가격이었다. 또한 테팔 제품은 법적 의무사항인 한글설명서도 제공하지 않고 있아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테인리스 제품 가운데서는 이탈리아 브랜드인 드롱기의 KBO2001은 외관을 빨간 색으로 도색하고 마감처리도 매끄러워 차별성이 있었지만 기본적인 성능 측면에서는 추천제품인 독일 BSW의 BS-1108-KS8과 별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 두 제품의 가격은 각 15만1,200원과 3만6,300원으로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한국소비자원은 가격과 품질,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플라스틱 부문에서는 보국전자의 BKK-127을 스테인리스 부문에서는 BSW의 BS-1108-KS8을 추천제품으로 선택했다. 이들 제품은 핵심 기능이라고 할 수 잇는 물끓이기 성능이 우수하면서도 제품마감처리가 우수하고 물이 쉽게 넘치치 않으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5개사의 제품은 구조적으로 안전성이 떨어졌다. PN풍년(CKKA-10)과 동양매직(EPK1731)의 제품은 최대표시용량 수준까지 물을 넣고 끓일 경우 밖으로 넘쳐흐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듀플렉스(DP-388EK)제품은 열판을 고정하는 장치가 아예 없어 세척을 하다 열판과 본체가 분리될 수도 있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다. 마감처리가 부족한 제품으로는 셰프라인(ERWK-108)과 퀸센스 제품(FK0602)이 꼽혔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제품 가격대는 1만원부터 10만원대까지 다양하고 품질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 수 없어 소비자들의 합리적 구매선택을 돕기 위해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