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돈값 하러 왔다”

“돈 값을 하러 왔다.” 이천수(22ㆍ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가 잔뜩 화가 났다. 오스트리아 제펠트 전지 훈련 첫 날인 29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능력을 깎아 내리는 듯한 질문이 잇따르자 특유의 오기를 발동해 더욱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답변으로 응수했다. 이천수는 이날 오전 훈련을 마치고 숙소인 알펜쾨니히 호텔에서 스페인 내 1, 2위 스포츠전문지인 (마르카)와 (엘 문도 데포트티보) 등의 기자들과 약 30분 간 인터뷰를 가졌다. “언제쯤이면 스페인어로 인터뷰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묻자 다소 언짢은 듯한 표정으로 “힘들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답한 이천수는 한 기자가 “구단이 투자한 만큼의 성과를 올릴 수 있겠는가”라고 묻자 “질문이 이상해”라고 혼잣말을 한 뒤 “충분히 돈 값을 하려고 왔다. 구단이 기대하는 것 이상의 몫을 해내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천수는 또 “데이비드 베컴(레알 마드리드)과 자신을 비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서로 플레이가 다르지만 오른쪽 날개로서의 능력은 나도 부족함이 없다”며 “현재까지는 (베컴이) 나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언젠가는 모든 기자들로부터 베컴보다 내가 낫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공격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사실 이날 훈련장에서 만난 스페인 기자들은 이천수에 대해 그다지 높은 평가를 내리지 않는 분위기였다. 한국 기자들의 뜨거운 취재 열기에 의아스럽다는 표정을 지었고 어떤 기자는 “한국에서는 이천수를 `아시아의 베컴`으로 부르기도 한다”는 말에 너털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천수는 이러한 `평가 절하`를 참을 수 없다는 듯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답변으로 다시 한 번 스페인 언론과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저펠트(오스트리아)=신화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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